본문 바로가기
2009.08.02 03:44

머슴날

조회 수 7201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머슴날

언어예절

먹고살자면 마땅히 일을 해야 하며, 놀고먹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들 여긴다. 어떤 사회든 필요에 따라 일거리를 만들고 사람을 부린다. 일 따라 계층이 생기고, 계층·계급 따라 하는 일이 나뉘며, 벌이 차이가 나고 이로써 높낮이가 생긴다.

‘일하지 않으면 품삯도 없다’(무노동 무임금)는 말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무서운 얘긴데, 흔히 경영자들이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품삯을 주지 않으면서 쓰기도 한다.

일거리가 있는데도 일하기를 마다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일거리·일자리를 애써 찾아도 얻지 못해 노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5월1일은 노동절이다. 근로자 곧 일꾼들의 날이다. 농촌경제가 중심이던 옛시절에도 비슷한 날이 있었다. 아직 바쁜 농사철이 되기 전인 음력 이월 초하룻날. 머슴날·일꾼날에다 사람 따라 노비날이니 하리아드랫날이니 했으나 일꾼들의 잔칫날인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려워진 살림 탓인지 올해도 잔칫날 기분이 나지 않는 듯하다.

전날, 머슴은 새경(연봉)을 받았는데, 요즘 월급쟁이와 별다를 게 없었다. 자본가는 자본을 묻어두거나 돌리는 일이, 경영자는 기업 살림살이가 곧 일이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머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러니 일에 차별을 두거나 일을 낮잡는 생각이 곧 자신을 차별하고 업신여기는 일인 셈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6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2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110
704 청설모 바람의종 2009.08.07 8655
703 아이스께끼 바람의종 2009.08.06 9574
702 삽사리 바람의종 2009.08.06 5804
701 솔찮이 짚어(깊어)! 바람의종 2009.08.05 7718
700 생각 뒤 바람의종 2009.08.05 8317
699 오디새 바람의종 2009.08.04 8891
698 스킨십 바람의종 2009.08.04 7319
697 고도쇠 바람의종 2009.08.03 6526
696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460
» 머슴날 바람의종 2009.08.02 7201
694 다람쥐 file 바람의종 2009.08.02 7685
693 추리닝 바람의종 2009.08.01 6789
692 발강이 바람의종 2009.08.01 7671
691 겁나 바람의종 2009.07.31 8589
690 바람의종 2009.07.31 7920
689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822
688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16
687 짠지 file 바람의종 2009.07.29 6465
686 나수 좀 드소! file 바람의종 2009.07.28 6016
685 신청·청구 바람의종 2009.07.28 8396
684 꺼벙이 바람의종 2009.07.27 7152
683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78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