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8.01 02:38

발강이

조회 수 769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발강이

사람이름

정조 8년(1784년), 살인사건이 일어나 주검의 상한 곳을 살펴보니 옆구리 아래 사타구니 위에 상처가 있었다. 피해자 어머니 유씨와 동생을 불러 물으니 ‘큰발강이’가 가슴을 발로 막고 ‘잔발강이’가 수없이 밟았다고 하였다. 두 번째 검시에서 상한 곳을 살펴보니 배는 땡땡해지고 창자가 불거져 나오고 사타구니 위에 피멍이 있었다.

‘발강’은 발간(빨간) 빛깔이나 물감이다. 발간빛을 띠는 것과 잉어 새끼를 ‘발강이’라 한다. 물고기의 새끼를 이르는 말에 여러 가지가 있다. 명태 새끼는 ‘노가리’. 충남 보령 지역에서 ‘간재미/갱개미’라 일컫는 가오릿과 생선은 가오리 새끼쯤 된다. 숭어 새끼는 어느 고장에선 밀치라 한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물으니 밀치는 숭어 비슷한 가숭어라 하고, 숭어 새끼는 ‘모치’라 한다. ‘모치’는 ‘모쟁이’의 고장말이며, ‘모치/모티’가 든 사람이름에 ‘골모티·돌모치/돌모티’도 있다. 경상도말 ‘모티’는 모퉁이를 이른다. 웅어 새끼 ‘모롱이’, 돌고래 새끼 ‘가사리’도 이름에 보인다.

발강의 센말은 ‘빨강’ 또는 ‘벌겅’이다. 이데올로기 시대를 지나면서 ‘빨갱이’란 말에는 아주 각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적색에 잇닿은 말조차 꺼리게 하는 집단 트라우마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하필이면 물고기 새끼 이름을 사람이름에 썼을까? 귀엽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일까?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80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3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383
2754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7855
2753 꺼벙이 바람의종 2009.07.27 7154
2752 신청·청구 바람의종 2009.07.28 8409
2751 나수 좀 드소! file 바람의종 2009.07.28 6021
2750 짠지 file 바람의종 2009.07.29 6479
2749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24
2748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879
2747 바람의종 2009.07.31 7926
2746 겁나 바람의종 2009.07.31 8589
» 발강이 바람의종 2009.08.01 7692
2744 추리닝 바람의종 2009.08.01 6804
2743 다람쥐 file 바람의종 2009.08.02 7686
2742 머슴날 바람의종 2009.08.02 7213
2741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511
2740 고도쇠 바람의종 2009.08.03 6526
2739 스킨십 바람의종 2009.08.04 7328
2738 오디새 바람의종 2009.08.04 8891
2737 생각 뒤 바람의종 2009.08.05 8324
2736 솔찮이 짚어(깊어)! 바람의종 2009.08.05 7732
2735 삽사리 바람의종 2009.08.06 5815
2734 아이스께끼 바람의종 2009.08.06 9589
2733 청설모 바람의종 2009.08.07 87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