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30 23:05

갈가지

조회 수 799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갈가지

짐승이름

“앞니 빠진 갈가지 앞도랑에 가지마라. 잉어새끼 놀랜다./ 뒷니 빠진 갈가지 뒷도랑에 가지마라. 붕어새끼 놀랜다./ 애꿎은 할머니만 못살게 굴었네. 어여쁜 아가야. 아무리 칭얼대도/ 우리 할미 얼굴에 함박꽃 웃음만 퍼지네. 아이구 강생이 다 컸구나.”(‘앞니 빠진 갈가지’에서)

갈가지가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먹잇감을 찾아 갈개질을 하는 것처럼 아이가 조심성 없이 아무데나 다님을 걱정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노래하는 글이다. 여기서 갈가지는 어린아이를 귀염성 있게 가리킨다. 할머니에게는 어린 손자가 꽃이요 웃음이 아니겠는가.

‘갈가지’는 송아지·강아지·망아지의 ‘아지’를 연상하여 호랑이의 새끼로, 강원도에서는 ‘개호주’라 이른다. 고기를 밝히는 사람을 ‘고기 호주’라 하듯이 개를 먹잇감으로 좋아하는 짐승이라는 이야기다. 갈가지의 ‘갈’(葛)을 칡과 관련하여 풀이하기도 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표범을 갈가지라 한다. 표범은 재빠르게 나무 위에 기어오를 수 있으며, 사냥한 먹이의 일부를 나뭇가지에 걸어 둔다. 표범은 작은 쥐부터 사슴까지 잡을 수 있는 짐승은 모두 잡아먹는다. 먹을 만큼 잡는 게 아니고 보이는 건 닥치는 대로 죽이는 습성이 있다. 호랑이는 먹을 만큼만 잡지만. 갈개질을 하며 저보다 약한 짐승을 잡아 죽인다는 특성을 살려 갈가지라 한 것이다. 요즘은 ‘달러 호주’들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 세상이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4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89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855
1742 비둘기 바람의종 2009.04.14 6172
1741 비듬나물 바람의종 2009.02.21 9797
1740 비만인 사람, 비만이다 바람의종 2009.09.29 7935
1739 비박 바람의종 2009.05.12 8480
1738 비비추 바람의종 2008.04.10 6814
1737 비속어 바람의종 2012.03.05 11489
1736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550
1735 비위맞추다 바람의종 2008.01.14 17858
1734 비지땀 風磬 2006.12.23 7380
1733 비치다, 비추다 바람의종 2008.09.18 11371
1732 비판과 막말 風文 2021.09.15 1161
1731 비후까스 바람의종 2008.02.13 8511
1730 빈대떡 風磬 2006.12.23 7838
1729 빈대떡 바람의종 2010.09.01 8147
1728 빈소와 분향소 바람의종 2010.09.08 8404
1727 빈축, 효빈, 눈살, 눈쌀 바람의종 2009.12.04 14384
1726 빈털털이, 빈털터리 바람의종 2010.05.07 14726
1725 빌레 바람의종 2009.03.31 6720
1724 빌레와 바위 바람의종 2008.03.18 7126
1723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바람의종 2010.07.25 18995
1722 빌어, 빌려 바람의종 2008.10.14 11050
1721 빗어 주다, 빗겨 주다 바람의종 2009.10.06 158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