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29 04:24

슬리퍼

조회 수 6933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슬리퍼

외래어

뒤축이 없이 발끝만 꿰게 만든 신을 ‘슬리퍼’(slipper)라 한다. 슬리퍼는 유럽에서 14세기께 신기 시작한 ‘팬터플’(pantofle)이란 신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중세 말기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고급 신발 위에 덧신는 ‘뮬’(mule)이라는 덧신이 발명되었고, 이것이 영국으로 건너가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시절에 ‘슬리퍼’라 일컫게 되었다. 이렇게 슬리퍼는 원래 실외화로 만들어졌다가 세월이 흘러 18세기에는 실내화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집 안에서 주로 슬리퍼를 신는데, 거실에서는 천으로 된 것, 욕실이나 마당에서는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만든 것을 신는다. 물론 집 밖으로 나갈 때도 신는데, 단정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수년 전에 슬리퍼를 다듬은 말은 ‘실내화’다. 다만, 거실에서 신는 것은 ‘슬리퍼’인데,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만들어서 집 밖에서도 신는 것을 일본말 ‘스릿파’(スリッパ)에서 꼴이 바뀐 ‘쓰레빠’라고 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런 두 가지 용도에 따른 낱말의 갈라짐을 하나의 다듬은 말로 포괄하는 바람직한 경우가 북녘에서 보인다. 북녘에서는 이를 ‘끌신’이라고 한다. 원래 ‘슬리퍼’가 발을 미끄러뜨려서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이라는 뜻으로 생긴 말이다. ‘끌신’은 신을 끌고 다닌다는 뜻으로 이해되므로 그 부리는 모양에 따른 단 하나의 이름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5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21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201
1720 신청·청구 바람의종 2009.07.28 8427
1719 나수 좀 드소! file 바람의종 2009.07.28 6029
1718 굳은 살이 - 박혔다, 박였다, 배겼다 바람의종 2009.07.28 8870
1717 들쳐업다 바람의종 2009.07.28 9659
1716 맨발, 맨 밑바닥 바람의종 2009.07.28 8693
1715 짠지 file 바람의종 2009.07.29 6484
»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33
1713 잇단, 잇달아 바람의종 2009.07.29 6956
1712 호우, 집중호우 / 큰비, 장대비 바람의종 2009.07.29 8425
1711 사체, 시체 바람의종 2009.07.29 9056
1710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45
1709 말씀이 계시다 바람의종 2009.07.30 7441
1708 바람의종 2009.07.31 7926
1707 겁나 바람의종 2009.07.31 8603
1706 예쁜 걸, 예쁜걸 바람의종 2009.07.31 9940
1705 방불하다 바람의종 2009.07.31 10183
1704 지리하다 바람의종 2009.07.31 9438
1703 발강이 바람의종 2009.08.01 7705
1702 추리닝 바람의종 2009.08.01 6826
1701 어깨 넘어, 어깨너머 바람의종 2009.08.01 14505
1700 동사활용 바람의종 2009.08.01 7224
1699 가듯, 갈 듯 바람의종 2009.08.01 104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