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29 04:24

슬리퍼

조회 수 6948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슬리퍼

외래어

뒤축이 없이 발끝만 꿰게 만든 신을 ‘슬리퍼’(slipper)라 한다. 슬리퍼는 유럽에서 14세기께 신기 시작한 ‘팬터플’(pantofle)이란 신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중세 말기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고급 신발 위에 덧신는 ‘뮬’(mule)이라는 덧신이 발명되었고, 이것이 영국으로 건너가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시절에 ‘슬리퍼’라 일컫게 되었다. 이렇게 슬리퍼는 원래 실외화로 만들어졌다가 세월이 흘러 18세기에는 실내화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집 안에서 주로 슬리퍼를 신는데, 거실에서는 천으로 된 것, 욕실이나 마당에서는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만든 것을 신는다. 물론 집 밖으로 나갈 때도 신는데, 단정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수년 전에 슬리퍼를 다듬은 말은 ‘실내화’다. 다만, 거실에서 신는 것은 ‘슬리퍼’인데,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만들어서 집 밖에서도 신는 것을 일본말 ‘스릿파’(スリッパ)에서 꼴이 바뀐 ‘쓰레빠’라고 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런 두 가지 용도에 따른 낱말의 갈라짐을 하나의 다듬은 말로 포괄하는 바람직한 경우가 북녘에서 보인다. 북녘에서는 이를 ‘끌신’이라고 한다. 원래 ‘슬리퍼’가 발을 미끄러뜨려서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이라는 뜻으로 생긴 말이다. ‘끌신’은 신을 끌고 다닌다는 뜻으로 이해되므로 그 부리는 모양에 따른 단 하나의 이름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82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4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343
1742 두만강과 여진어 바람의종 2008.02.14 8688
1741 사동사 바람의종 2010.01.28 8688
1740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691
1739 잇달다, 잇따르다 바람의종 2012.05.15 8697
1738 기별 바람의종 2007.06.07 8701
1737 맨발, 맨 밑바닥 바람의종 2009.07.28 8703
1736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705
1735 선달 바람의종 2007.07.23 8707
1734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바람의종 2009.02.18 8708
1733 꺽다 바람의종 2009.02.20 8712
1732 주은, 구은, 책갈피 바람의종 2008.10.25 8714
1731 바가지를 긁다 바람의종 2008.01.08 8716
1730 빵꾸 바람의종 2009.02.02 8718
1729 무데뽀 바람의종 2008.02.12 8718
1728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720
1727 말세 바람의종 2007.07.01 8721
1726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723
1725 까치설날 바람의종 2010.09.05 8736
1724 정정당당 바람의종 2007.12.20 8739
1723 됐거든 바람의종 2009.12.01 8740
1722 나들이 바람의종 2008.04.20 8750
1721 청설모 바람의종 2009.08.07 875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