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28 00:32

신청·청구

조회 수 842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청·청구

언어예절

말도 본디 귀천과 높낮이가 없다. 사람이 말을 구분하고 차별하여 다루다 보니 달리 보이고 그렇게 쓰일 뿐이다. 대감과 상감을 두고 글자 뜻으로는 어느 쪽이 높은지를 따지기 어렵지만 임금을 상감이라고 하니 높아 보일 뿐인 것도 그렇다. 반대말들도 서로 맞서는 사물 따라 붙인 이름일 뿐이다.

법률 언어, 행정 언어를 규제하는 틀이 법률이다. 어떤 분야든 법률에서 용어나 이름, 지칭들이 정해지면 실천하고 행사하는 쪽에서는 이를 따르기 마련이다. 행정문서에서 쓰는 서식이나 용어들이 거의 그렇다. 일반에서도 외래어 쓰기가 늘어나지만, 법령이 이에 앞장서기도 한다. 새로 법령을 만들 때 한번 외래어를 쓰게 되면 다른 말로 고치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역에 가면 철로와 승강장 사이를 가로막는 시설이 있다. 이를 ‘스크린도어’라고 법령에 박아 놓아 ‘안전문’이라고 해도 될 걸 잘 고쳐 쓰지 못한다.

기관 따라 구분해 쓰는 말에 신청·청구가 있다. 형사소송법에서, 범죄 혐의자를 붙잡거나 구속하고자 할 때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 지방법원 판사한테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떼어받도록 했다.

말뜻으로는 신청이나 청구나 구분이 안 되지만 특정 계층에서 쓰이는 계급이 다른 셈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77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2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187
1830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38
1829 비박 바람의종 2009.05.12 8440
1828 누리마루, 나래마루. 바람의종 2009.11.15 8447
1827 천덕꾸러기 바람의종 2007.05.23 8450
1826 해오라기 바람의종 2009.05.17 8452
1825 뽀개기 바람의종 2010.05.09 8455
1824 비후까스 바람의종 2008.02.13 8457
1823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62
1822 아슴찮아라, 참! file 바람의종 2010.05.09 8465
1821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468
1820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바람의종 2008.11.03 8468
1819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69
1818 수청 바람의종 2007.07.27 8470
1817 단음절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2.05 8474
1816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479
1815 넋두리 風磬 2006.10.30 8482
1814 난장판 바람의종 2007.05.08 8483
1813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484
1812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486
1811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86
1810 이모작 바람의종 2009.10.02 8489
1809 봉숭아, 복숭아 바람의종 2008.09.18 84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