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25 00:58

능소니

조회 수 786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능소니

짐승이름

“옛날 한 사내가 연미산에 나무하러 갔다 길을 잃었다. 배가 고파 바위 굴 속에 쉬던 중 한 처녀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여인의 정체가 곰임을 안 사내는 놀라 도망가려 했으나 헛일. 이제 아이 둘을 낳았으니 도망가지 않으리라 안심한 암곰이 굴을 나간 사이 사내는 강을 헤엄쳐 도망을 갔다. 암곰은 새끼 곰을 안고 금강에 빠져 죽고 만다. 그 뒤 강을 건너는 나룻배가 풍랑에 뒤집히는 일이 많아 사람들이 나루 옆에 사당을 짓고 곰의 넋을 위로했다.”(고마나루 전설)

이 전설과 관련하여 고마나루로 부르다 한자화되는 과정에서 미화해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강이 되었다. 더러는 비단가람이라 일컫기도 한다. 곰 새끼를 능소니라 한다. 능(能)은 한자로 곰을 가리킨다. 자라를 이를 때는 ‘내’, 별을 이를 때는 ‘태’로 읽는다. 팔공산에 가면 능성재가 있다. 본디의 우리말로는 곰재(熊峴)다. 곰 웅(熊)의 바탕이 능(能)이다. 능력이 있어야 산다고 할 때, 능력의 상징적인 뿌리는 곰에서 말미암는다. 둔해 보이지만 재주를 잘 부린다. 사람처럼 일어섬은 물론, 나무에 잘 기어오르며 헤엄도 잘 친다. 재주꾼을 ‘능꾼’이라 함도 곰에서 멀지 않다. 딴청을 부리며 다른 사람을 속일 때 우리는 ‘능청’ 부린다고 한다. 그 밑바탕에 깔린 의미는 능소니가 재주를 잘 부린다는 데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7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21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210
1390 시옷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05.09 9462
1389 삘건색 바람의종 2010.06.08 9464
1388 진보적 바람의종 2009.11.19 9467
1387 집중호우 -> 장대비 바람의종 2012.06.22 9481
1386 중화사상 바람의종 2007.12.21 9482
1385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483
1384 ‘하므로’와 ‘함으로’ 바람의종 2009.12.04 9491
1383 ~답다, ~스럽다 바람의종 2010.11.21 9491
1382 구별과 구분 바람의종 2010.11.02 9492
1381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바람의종 2010.01.22 9493
1380 라면 바람의종 2010.05.10 9496
1379 -화하다, -화되다 바람의종 2009.08.07 9501
1378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504
1377 디기 해깝지라! 바람의종 2010.04.25 9511
1376 막역/막연, 모사/묘사 바람의종 2008.06.13 9513
1375 라틴아메리카 언어 바람의종 2008.02.18 9519
1374 알맹이, 알갱이 바람의종 2010.04.27 9520
1373 수컷을 나타내는 접두사 ‘수-’ 바람의종 2010.05.30 9521
1372 디카, 필카, 셀카 바람의종 2010.02.22 9522
1371 뫼시어라 바람의종 2010.10.04 9527
1370 피죽새 바람의종 2009.06.12 9530
1369 ~같이 바람의종 2010.05.10 95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