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25 00:58

능소니

조회 수 788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능소니

짐승이름

“옛날 한 사내가 연미산에 나무하러 갔다 길을 잃었다. 배가 고파 바위 굴 속에 쉬던 중 한 처녀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여인의 정체가 곰임을 안 사내는 놀라 도망가려 했으나 헛일. 이제 아이 둘을 낳았으니 도망가지 않으리라 안심한 암곰이 굴을 나간 사이 사내는 강을 헤엄쳐 도망을 갔다. 암곰은 새끼 곰을 안고 금강에 빠져 죽고 만다. 그 뒤 강을 건너는 나룻배가 풍랑에 뒤집히는 일이 많아 사람들이 나루 옆에 사당을 짓고 곰의 넋을 위로했다.”(고마나루 전설)

이 전설과 관련하여 고마나루로 부르다 한자화되는 과정에서 미화해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강이 되었다. 더러는 비단가람이라 일컫기도 한다. 곰 새끼를 능소니라 한다. 능(能)은 한자로 곰을 가리킨다. 자라를 이를 때는 ‘내’, 별을 이를 때는 ‘태’로 읽는다. 팔공산에 가면 능성재가 있다. 본디의 우리말로는 곰재(熊峴)다. 곰 웅(熊)의 바탕이 능(能)이다. 능력이 있어야 산다고 할 때, 능력의 상징적인 뿌리는 곰에서 말미암는다. 둔해 보이지만 재주를 잘 부린다. 사람처럼 일어섬은 물론, 나무에 잘 기어오르며 헤엄도 잘 친다. 재주꾼을 ‘능꾼’이라 함도 곰에서 멀지 않다. 딴청을 부리며 다른 사람을 속일 때 우리는 ‘능청’ 부린다고 한다. 그 밑바탕에 깔린 의미는 능소니가 재주를 잘 부린다는 데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4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9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831
1390 큰 바위 바람의종 2008.02.22 8034
1389 커닝 바람의종 2009.10.27 8034
1388 매무시 風磬 2006.11.26 8033
1387 서낭당 風磬 2006.12.29 8032
1386 낙점 바람의종 2007.06.09 8032
1385 발바리 바람의종 2010.02.23 8027
1384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8024
1383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8019
1382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8018
1381 한참, 한창 바람의종 2008.10.29 8018
1380 옥석구분 바람의종 2008.12.18 8013
1379 바이크 바람의종 2009.09.21 8010
1378 손가락방아 바람의종 2008.06.09 8003
1377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7996
1376 망나니 風磬 2006.11.26 7996
1375 소태와 소도 바람의종 2008.03.27 7994
1374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7991
1373 대체나 그렇네 잉! 바람의종 2010.01.14 7990
1372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89
1371 생잡이·생둥이 바람의종 2008.07.12 7980
1370 따 놓은 당상 바람의종 2009.03.27 7979
1369 으시시, 부시시 바람의종 2009.07.23 79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