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8 10:44

오소리

조회 수 767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소리

짐승이름

토굴 안에는 어미 곁에서 오소리 새끼가 끙끙대며 울고 있다. 원효가 애처롭고 슬퍼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있는데, 대안이 돌아와 원효를 보고 물었다. “뭐 하는 거냐?” “새끼가 어미의 죽음으로 울고 있기에 염불을 합니다.” 대안이 혀를 차며, “배고플 때는 밥이 염불이여!” 하며 동냥해 온 젖을 주는 게 아닌가. 원효는 말을 잊었다.

오소리 새끼를 통해서 원효가 깨달음을 얻는 속내를 푼 얘기다. 오소리는 ‘오수리, 오수’라고도 한다. 임실 ‘오수’(獒樹)에 가면 ‘의견비’가 있다. ‘오’(獒)는 개, 곧 ‘크고 억센(敖) 개’란 뜻을 담고 있다. 어느 장날 ‘김개인’이 술에 취해 길에서 자고 있는데, 주변에 불길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수는 털에 물을 묻혀 주인 주변의 풀을 적셨다. 찬물 덕에 술에서 깨어나 보니 옆에서 오수가 숨져 있었다. 개무덤을 만들어 장사를 지내고 사람들은 의로운 오수를 기려 빗돌을 놓고 ‘의견상’을 세웠다.

몸은 작고 다리도 짧지만 송아지보다 큰 순록도 사냥감이 되고, 독사도 잡아먹는다. 그러고는 겨울잠에 든다. 털이 무성하며, 독사한테 물려도 죽지 않는다. 한번 물면 그만인 통이빨이다. ‘오소-오사-오수’를 낱말 짜임으로 풀이하면 ‘옷’의 변이형으로 볼 수 있다. 옷은 몸에 두르는 것인데, 오소리들은 넉넉한 털로 옷을 둘렀으니 …. 털옷이 그 이름의 알맹이라고나 할까.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77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2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271
1302 억지조어 바람의종 2011.11.11 7774
1301 실내체육관의 주소지 바람의종 2009.11.19 7771
1300 문진 바람의종 2009.08.07 7770
1299 믿음 바람의종 2009.09.18 7768
1298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767
1297 혈혈단신, 이판사판 바람의종 2008.07.02 7767
1296 으디 갔습메? 바람의종 2009.03.26 7761
1295 꿰매다, 시치다 바람의종 2008.11.25 7761
1294 돌림말 바람의종 2009.09.26 7759
1293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757
1292 만큼 바람의종 2010.05.11 7756
1291 빈대떡 風磬 2006.12.23 7756
1290 조앙가 file 바람의종 2009.09.23 7753
1289 두사부일체 (일체/일절) 바람의종 2008.04.23 7751
1288 즐겁다, 기쁘다 바람의종 2008.10.13 7751
1287 멘토링 바람의종 2010.03.04 7750
1286 미스킴라일락 바람의종 2008.08.28 7746
1285 방울새 바람의종 2009.09.07 7742
1284 영감 바람의종 2007.08.07 7741
1283 아나고 바람의종 2008.02.16 7741
1282 '매우''아주''몹시' 바람의종 2008.05.01 7741
1281 안 해, 안돼 바람의종 2009.08.06 77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