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3 05:34

덕분

조회 수 580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덕분

언어예절

따지거나 욕을 들으면 부아가 난다. 일을 하다 보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원인·이유를 들추기 마련이다. 그런 때 탓·까닭·때문 … 같은 말을 쓴다.

본디 ‘까닭·때문’은 가치판단에서 중립인데, 특히 ‘때문’을 남발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말도 글도 딱딱해지게 된다. ‘탓’은 잘못된 일에서 그 원인·책임을 짚을 때 쓰며, 떠넘기기·핑계들과 어울려 쓰인다.

“이웃 식당 때문에 장사 안 돼” “너 때문이야!” “뉴칼레도니아는 독립 때문에 논란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때문’은 ‘탓’에 가깝다. 그런 말투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독립 때문에’는 ‘독립을 두고, 독립 문제로’로 바꿔 쓸 일이다.

십수년 전 천주교 쪽에서 ‘내탓이오!’ 운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잘못된 일을 남 탓, 곧 네 탓으로 돌리는 풍토를 바로잡고자 벌인 갸륵한 운동이었다.

같은 말이라도 ‘이유·원인’보다는 ‘까닭’이 머리(이성)로 말하고 받아들이기에 성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는 ‘그래서·그러기에·그러므로’처럼 다른 어찌말이나 ‘-에·-므로’ 따위 토씨로 대신하면 거슬리는 ‘때문’을 덜 쓸 수 있다.

‘덕분·덕택·덕’은 다소 과장되게 쓰더라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말이다.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잘못된 일에까지 ‘덕분’을 쓴다면 반어법이 될 터인데, 이도 사심없이 쓴다면 탓할 게 없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30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4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629
1672 담배 이름 바람의종 2009.07.15 10239
1671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090
1670 스펙 바람의종 2009.07.15 5453
1669 따블 백 바람의종 2009.07.14 8041
1668 패였다, 채였다 바람의종 2009.07.14 8956
1667 옷이 튿어졌다 바람의종 2009.07.14 11422
1666 사랑금이 file 바람의종 2009.07.14 5453
1665 묵어 불어 바람의종 2009.07.14 6601
1664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897
1663 불닭 바람의종 2009.07.13 6246
1662 "있다, 없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3 12412
»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804
1660 이무기 바람의종 2009.07.13 7180
1659 와인 바람의종 2009.07.12 7259
1658 훕시 바람의종 2009.07.12 8834
1657 날으는, 시들은, 찌들은, 녹슬은 바람의종 2009.07.10 8036
1656 어줍잖다, 어쭙잖다 / 어줍다 바람의종 2009.07.10 12414
1655 그녀 바람의종 2009.07.10 7321
1654 먹고 잪다 바람의종 2009.07.10 6629
1653 선비 바람의종 2009.07.10 6379
1652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512
1651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90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