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3 05:34

덕분

조회 수 5791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덕분

언어예절

따지거나 욕을 들으면 부아가 난다. 일을 하다 보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원인·이유를 들추기 마련이다. 그런 때 탓·까닭·때문 … 같은 말을 쓴다.

본디 ‘까닭·때문’은 가치판단에서 중립인데, 특히 ‘때문’을 남발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말도 글도 딱딱해지게 된다. ‘탓’은 잘못된 일에서 그 원인·책임을 짚을 때 쓰며, 떠넘기기·핑계들과 어울려 쓰인다.

“이웃 식당 때문에 장사 안 돼” “너 때문이야!” “뉴칼레도니아는 독립 때문에 논란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때문’은 ‘탓’에 가깝다. 그런 말투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독립 때문에’는 ‘독립을 두고, 독립 문제로’로 바꿔 쓸 일이다.

십수년 전 천주교 쪽에서 ‘내탓이오!’ 운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잘못된 일을 남 탓, 곧 네 탓으로 돌리는 풍토를 바로잡고자 벌인 갸륵한 운동이었다.

같은 말이라도 ‘이유·원인’보다는 ‘까닭’이 머리(이성)로 말하고 받아들이기에 성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는 ‘그래서·그러기에·그러므로’처럼 다른 어찌말이나 ‘-에·-므로’ 따위 토씨로 대신하면 거슬리는 ‘때문’을 덜 쓸 수 있다.

‘덕분·덕택·덕’은 다소 과장되게 쓰더라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말이다.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잘못된 일에까지 ‘덕분’을 쓴다면 반어법이 될 터인데, 이도 사심없이 쓴다면 탓할 게 없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88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29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410
682 살망졍이 바람의종 2009.07.26 6511
681 마름질 바람의종 2009.07.25 8304
680 능소니 바람의종 2009.07.25 7840
679 사이드카 바람의종 2009.07.24 7928
678 더하고 빼기 바람의종 2009.07.24 7653
677 당나귀 file 바람의종 2009.07.23 5320
676 켄트지 바람의종 2009.07.23 6453
675 가개·까까이 바람의종 2009.07.22 8196
674 가 삘다 file 바람의종 2009.07.22 5666
673 민원 바람의종 2009.07.18 6119
672 오소리 바람의종 2009.07.18 7672
671 노트·노트북 바람의종 2009.07.17 6254
670 시라손이 바람의종 2009.07.17 7354
669 삐리라 바람의종 2009.07.16 8029
668 진정서 바람의종 2009.07.16 6274
667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088
666 스펙 바람의종 2009.07.15 5435
665 사랑금이 file 바람의종 2009.07.14 5439
664 묵어 불어 바람의종 2009.07.14 6598
»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791
662 이무기 바람의종 2009.07.13 7165
661 와인 바람의종 2009.07.12 725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