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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2 03:57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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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언어예절

점잖고 범상한 말보다 자극적이고 낯선 표현이 판친다. 말깨나 한다는 이도 찌르고 깨뜨리고 부추기는 말을 쓰기 일쑤다. 이를 일삼는 선수가 정치·언론 동네 사람들이다. 당을 대변할 사람이 인민을 빌미로 상대당 치기와 꼬집기에 열중하니 말이 조잡하고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당쟁을 즐겼던 이들의 후손답지 않다.

그야말로 말글로 먹고사는 동네가 언론이다. 이른바 저격수·총잡이·나팔수·이빨 …들 싸움꾼 말을 크고작은 글자로 뽑아 독자를 호리면서도 짐짓 말이 거칠어져 가는 사회를 걱정한다. 이로써 사람들을 불편하고 각박하게 한다.

지난 연말 거대여당 원내대표 홍아무개는 법안 심의·통과를 독려하면서, 끝내 삼가야 할 법안전쟁·입법전쟁이란 말을 썼다. 야당에는 선전포고요, 언론으로선 바라던 홍시를 얻은 셈이었다. 결국 야당의 저항과 반대여론으로 ‘순리’가 한판을 땄지만, 마음 다친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정의가 바탕이 돼야 할 입법을 전쟁하듯 몰아쳐서야. 언론도 뒤질세라 전초전·신경전·속도전·탐색전·점거·탈환 …따위 말로 관전평을 한다. 더하고 덜한 쪽이 어딘지 가리기 어렵다.

대통령은 땅굴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하며 ‘선제 작전’을 벌이고, 북쪽은 모든 군사·정치 합의는 무효라며 소리를 높인다. 경찰은 작전 끝에 용산 철거민 참사를 낳고, 마침내 종교계마저 ‘거룩한 분노’를 외친다. 감도는 전운한테나 메마른 땅에 비 뿌려 주길 바랄 뿐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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