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12 03:56

피죽새

조회 수 950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피죽새

짐승이름

“바위 암상에 다람이 기고 시내 계변에 금자라 긴다. 조팝나무에 피죽새 소리며, 함박꽃에 벌이 와서 몸은 둥글고 발은 작으니 제 몸에 못 이겨 동풍이 건듯 불 때마다, 이리로 접두적 저리로 접두적, 너흘너흘 춤을 추니 긘들 아니 경일러냐.”(백구사)

 자연을 즐기던 선인들의 흥이 녹아든 노래다. 조팝나무에 ‘피죽새’ 소리가 나온다. 피죽도 먹지 못한 양 힘없이 운다고 피죽새란다. 하필이면 조팝나무에. 조밥(조팝)이라도 실컷 먹었으면 원이 없어서인가. 피죽은 뭔가? 피로 쑨 죽이다. 피는 논에 나는 잡풀로서 씨앗은 새의 먹이로 쓰이고 흉년이 들었을 때는 사람이 먹기도 한다. 고려 때 <계림유사>에 보면 사람들은 피쌀 곧 패미(稗米)로 짓는 피밥이나 죽을 먹었고, 쌀은 나라에서 정한 대로 관혼상제 같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먹도록 했다. 그러니 피죽 한 그릇도 못 얻어먹은 사람 같다는 말이 생겼을 법하다.

 피죽새는 흔히 밤꾀꼬리(夜鶯)라고도 이른다. 밤이 되면 배고픈 사람처럼 구슬피 운다고 한다. 야래향(夜來香)이 피면 밤꾀꼬리가 운다.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밤꾀꼬리는 구슬피 웁니다./ 오직 야래향만이 향기를 내뿜습니다./ 나는 아득한 밤의 어둠을 사랑하고/ 밤 꾀꼬리의 노래도 사랑하지만/ 꽃 같은 꿈은 더더욱 사랑합니다.” 피죽새 우는 봄밤을 누구와 함께 깊은 속을.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48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02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080
3238 하느님, 하나님 바람의종 2010.03.22 9640
3237 하노라고, 하느라고 바람의종 2010.04.13 10830
3236 하냥 file 바람의종 2010.03.23 12362
3235 하꼬방 바람의종 2011.11.30 14325
3234 필자 바람의종 2009.09.24 8309
3233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186
3232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8830
» 피죽새 바람의종 2009.06.12 9505
3230 피자집, 맥줏집 바람의종 2009.05.20 9706
3229 피로연 바람의종 2010.07.09 12999
3228 피로 회복 바람의종 2007.12.23 10104
3227 피로 회복 바람의종 2008.08.27 5578
3226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0.03.07 9363
3225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2.12.21 24013
3224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1077
3223 피동문의 범람 바람의종 2010.07.13 9634
3222 피난과 피란 바람의종 2008.04.24 9802
3221 피난, 피란 바람의종 2009.04.13 10190
3220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7855
3219 프로듀사 風文 2023.05.30 1574
3218 프로 바람의종 2008.11.22 5817
3217 프레임 설정 風文 2022.02.06 18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