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12 03:56

피죽새

조회 수 955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피죽새

짐승이름

“바위 암상에 다람이 기고 시내 계변에 금자라 긴다. 조팝나무에 피죽새 소리며, 함박꽃에 벌이 와서 몸은 둥글고 발은 작으니 제 몸에 못 이겨 동풍이 건듯 불 때마다, 이리로 접두적 저리로 접두적, 너흘너흘 춤을 추니 긘들 아니 경일러냐.”(백구사)

 자연을 즐기던 선인들의 흥이 녹아든 노래다. 조팝나무에 ‘피죽새’ 소리가 나온다. 피죽도 먹지 못한 양 힘없이 운다고 피죽새란다. 하필이면 조팝나무에. 조밥(조팝)이라도 실컷 먹었으면 원이 없어서인가. 피죽은 뭔가? 피로 쑨 죽이다. 피는 논에 나는 잡풀로서 씨앗은 새의 먹이로 쓰이고 흉년이 들었을 때는 사람이 먹기도 한다. 고려 때 <계림유사>에 보면 사람들은 피쌀 곧 패미(稗米)로 짓는 피밥이나 죽을 먹었고, 쌀은 나라에서 정한 대로 관혼상제 같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먹도록 했다. 그러니 피죽 한 그릇도 못 얻어먹은 사람 같다는 말이 생겼을 법하다.

 피죽새는 흔히 밤꾀꼬리(夜鶯)라고도 이른다. 밤이 되면 배고픈 사람처럼 구슬피 운다고 한다. 야래향(夜來香)이 피면 밤꾀꼬리가 운다.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밤꾀꼬리는 구슬피 웁니다./ 오직 야래향만이 향기를 내뿜습니다./ 나는 아득한 밤의 어둠을 사랑하고/ 밤 꾀꼬리의 노래도 사랑하지만/ 꽃 같은 꿈은 더더욱 사랑합니다.” 피죽새 우는 봄밤을 누구와 함께 깊은 속을.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133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2757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1Jun
    by 바람의종
    2009/06/11 by 바람의종
    Views 8364 

    쿠테타, 앰플, 바리케이트, 카바이드

  5. No Image 11Jun
    by 바람의종
    2009/06/11 by 바람의종
    Views 6721 

    선택사양

  6. No Image 12Jun
    by 바람의종
    2009/06/12 by 바람의종
    Views 9552 

    피죽새

  7. No Image 12Jun
    by 바람의종
    2009/06/12 by 바람의종
    Views 7470 

    전운

  8. No Image 12Jun
    by 바람의종
    2009/06/12 by 바람의종
    Views 9317 

    날염, 나염

  9. No Image 12Jun
    by 바람의종
    2009/06/12 by 바람의종
    Views 7141 

    세모, 세밑

  10.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09/06/15 by 바람의종
    Views 6374 

    죽갔쉐다래

  11.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09/06/15 by 바람의종
    Views 6804 

    어눅이

  12.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09/06/15 by 바람의종
    Views 6965 

    뒷담화

  13.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09/06/15 by 바람의종
    Views 6800 

    알아야 면장한다.

  14.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09/06/15 by 바람의종
    Views 10223 

    에다 / 에이다

  15. No Image 16Jun
    by 바람의종
    2009/06/16 by 바람의종
    Views 7417 

    파랑새

  16. No Image 16Jun
    by 바람의종
    2009/06/16 by 바람의종
    Views 7424 

    말할 자격

  17. No Image 16Jun
    by 바람의종
    2009/06/16 by 바람의종
    Views 5769 

    공쿠르, 콩쿠르

  18. No Image 16Jun
    by 바람의종
    2009/06/16 by 바람의종
    Views 8193 

    소라색, 곤색

  19.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9/06/17 by 바람의종
    Views 5917 

    먹어시냐

  20.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9/06/17 by 바람의종
    Views 6379 

    줄이·존이

  21.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9/06/17 by 바람의종
    Views 7489 

    엘레지

  22.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9/06/17 by 바람의종
    Views 8492 

    안티커닝

  23.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9/06/17 by 바람의종
    Views 9873 

    발목이 접(겹)질려

  24. No Image 29Jun
    by 바람의종
    2009/06/29 by 바람의종
    Views 6319 

    가마우지

  25. No Image 29Jun
    by 바람의종
    2009/06/29 by 바람의종
    Views 6205 

    일자리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