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11 02:59

귀성

조회 수 1062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귀성

외래어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니까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길은 으레 막히고 밀리기 마련이었는데, 눈이 많이 온 지난 설에는 특히나 고생스러웠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해대교를 건너는 데 15시간이 넘게 걸렸을 정도니 말이다. 이웃 중국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난리를 치렀다니 동병상련인지 친밀감마저 든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일을 ‘귀성’(歸省)이라 하는데, 왜 ‘귀향’(歸鄕)이라고 하지 않을까?

‘귀성’은 현대 일본어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어서 그쪽 한자어가 들어온 게 아닐까 싶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옛 문헌에서는 고려 사람 이색(1328~1396)의 시에 이미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국 쪽 기록을 보면 당나라 때 인물인 주경여(797~?)의 시에서부터 쓰인 기록이 나온다. 그런데 중국어 사전에서 ‘귀성’은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을 살핀다’(回鄕省親, 回家探親)는 뜻이므로, 성(省)은 ‘마을’이나 ‘고향’이 아니라 ‘(부모님과 조상의 묘를) 살핀다’는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명절이라고 단지 고향에 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부터 타향에 나가 사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고향에 가서 부모님과 조상의 묘를 돌보았다. 조선 때 관료들도 기일과 명절에는 공식 휴가를 얻어서 귀성하였다고 한다. 이런 전통을 받들어 우리 민족의 귀성 행렬은 꿋꿋하게 이어졌던 것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6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1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116
2864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571
2863 존맛 風文 2023.06.28 1781
2862 족두리꽃 바람의종 2008.03.19 7556
2861 조카 바람의종 2007.03.26 11208
2860 조종, 조정 바람의종 2010.04.17 10979
2859 조족지혈 바람의종 2007.12.21 12608
2858 조조할인 바람의종 2010.08.17 16404
2857 조장 바람의종 2007.08.18 7251
2856 조이·조시 바람의종 2008.07.17 6525
2855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428
2854 조우, 해우, 만남 바람의종 2009.07.27 12811
2853 조언과 충고 바람의종 2012.05.22 9631
2852 조앙가 file 바람의종 2009.09.23 7801
2851 조사됐다 바람의종 2010.04.25 8394
2850 조사 ‘밖에’ 뒤엔 부정하는 말 바람의종 2009.11.24 9701
2849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788
2848 조리다와 졸이다 바람의종 2010.10.04 10594
2847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484
2846 조그만한, 자그만한 바람의종 2010.03.26 10916
2845 조개껍질 바람의종 2010.07.23 10488
2844 조개 바람의종 2013.02.05 19908
2843 조강지처 바람의종 2007.12.21 104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