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11 02:59

귀성

조회 수 1059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귀성

외래어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니까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길은 으레 막히고 밀리기 마련이었는데, 눈이 많이 온 지난 설에는 특히나 고생스러웠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해대교를 건너는 데 15시간이 넘게 걸렸을 정도니 말이다. 이웃 중국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난리를 치렀다니 동병상련인지 친밀감마저 든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일을 ‘귀성’(歸省)이라 하는데, 왜 ‘귀향’(歸鄕)이라고 하지 않을까?

‘귀성’은 현대 일본어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어서 그쪽 한자어가 들어온 게 아닐까 싶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옛 문헌에서는 고려 사람 이색(1328~1396)의 시에 이미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국 쪽 기록을 보면 당나라 때 인물인 주경여(797~?)의 시에서부터 쓰인 기록이 나온다. 그런데 중국어 사전에서 ‘귀성’은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을 살핀다’(回鄕省親, 回家探親)는 뜻이므로, 성(省)은 ‘마을’이나 ‘고향’이 아니라 ‘(부모님과 조상의 묘를) 살핀다’는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명절이라고 단지 고향에 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부터 타향에 나가 사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고향에 가서 부모님과 조상의 묘를 돌보았다. 조선 때 관료들도 기일과 명절에는 공식 휴가를 얻어서 귀성하였다고 한다. 이런 전통을 받들어 우리 민족의 귀성 행렬은 꿋꿋하게 이어졌던 것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33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8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5019
1628 소행·애무 바람의종 2008.05.24 8856
1627 다방구 바람의종 2007.12.12 8858
1626 아프리카의 언어들 바람의종 2008.02.02 8859
1625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8859
1624 대합실 바람의종 2007.10.18 8859
1623 동서남북 순서 바람의종 2010.03.03 8860
1622 개차산과 죽산 바람의종 2008.01.27 8863
1621 우레 바람의종 2007.03.03 8868
1620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8870
1619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870
1618 나의 살던 고향은 바람의종 2009.07.07 8871
1617 핫도그와 불독 바람의종 2008.09.18 8876
1616 대원군 바람의종 2007.06.24 8879
1615 축적과 누적 바람의종 2010.03.08 8882
1614 ㄹ는지 바람의종 2010.03.07 8883
1613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884
1612 ~노, ~나 바람의종 2010.09.05 8885
1611 운명, 유명 바람의종 2008.12.26 8886
1610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887
1609 딛었다, 디뎠다 바람의종 2008.09.24 8887
1608 오디새 바람의종 2009.08.04 8891
1607 바통 바람의종 2009.10.02 88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