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09 23:37

물총새

조회 수 900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물총새

짐승이름

“잔잔한 강물 위 허공에 못박힌듯/ 물총새 문득 날아와 정지비행을 한다./ 팽팽한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한 순간/ 표적이 잡히자마자 온몸을 내리꽂아/ 홀연히 그 부리로 잡아채는 은비녀/ 비린 살 마구 파닥이는 저 눈부신 화두여.(‘강가에 앉아’·조동화)

쫓고 쫓기는 고리들. 이것이 삶이요, 자연의 질서다. 물고기와 물총새의 관계에는 먹히느냐 살아남느냐 하는 절박한 문제가 따른다. 마침내 재수없는 물고기는 물총새의 밥이 되고 만다. 물고기는 은비녀처럼 살아서 도망쳐 보겠다고 파닥일밖에. 물총새란 총알처럼 빠르게 물속으로 들어가 고기나 새우, 더러는 벌레를 잡는다고 붙인 이름일 터.

물총새의 전설이 어느 신문에 소개된 일이 있었다. 물총새가 바다를 날다가 지치면 암놈이 수놈의 밑으로 들어가 수놈을 업고 난다. 어디 암수 관계만 그러랴. 함께 걷다 같이 살다 누구인가 지치고 쓰러지려 할 때, 손을 내밀어 산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인가. 물총새의 삶에서 사람이 배울 바도 있다.

물총새는 겉으로 보기가 아름다워 비취옥 같다 하여 비조(翡鳥)라 이른다. <열녀춘향수절가>에 “호연 비조 뭇새들은 농초화답 짝을 지어 쌍거쌍래 날아들어 온갖 춘정 다투었다”에 그런 비유가 나온다. 꽃 피는 봄을 맞은 젊은이들의 애틋한 설렘을 노래했다. 소한 대한 다 지났거늘 입춘을 어찌 멀다 하리.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68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3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292
2028 칠거지선(七去之善) 바람의종 2010.03.05 9457
2027 참말 바람의종 2009.09.01 9451
2026 지리하다 바람의종 2009.07.31 9451
2025 대장금②·신비 바람의종 2008.05.25 9448
2024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0.03.07 9448
2023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48
2022 장애, 장해 바람의종 2009.08.03 9445
2021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443
2020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바람의종 2009.06.01 9436
2019 너나 잘해 바람의종 2009.12.14 9436
2018 갈대와 억새 바람의종 2010.07.30 9435
2017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430
2016 오음산과 오름 바람의종 2008.06.21 9427
2015 펜치 바람의종 2009.04.03 9422
2014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419
2013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417
2012 미래를 나타내는 관형형 바람의종 2010.03.06 9412
2011 주워섬기다 바람의종 2012.06.20 9411
2010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408
2009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406
2008 하여, 하였다 바람의종 2010.01.28 9406
2007 에누리 바람의종 2010.01.06 94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