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외래어
어려운 경제를 다같이 헤쳐 나가자는 다짐을 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새해 들어 방송에 자주 나온다. 거의 예외 없이 환한 웃음과 함께 마지막에 ‘화이팅’(바른 표기는 ‘파이팅’)을 외쳤다. 그 모습에 적잖은 위안을 얻을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영어 전문가들 말로, ‘파이팅’(fighting)은 영어권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 구호로서, 일본에서 저들 식 영어 ‘화이토’(ファイト, fight)를 만들어 쓴 것이 들어와 꼴이 바뀐 것이라 한다. 굳이 따지자면, 일본말 ‘화이토’는 동사의 명령형으로서 ‘싸워라!’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파이팅’은 ‘싸우기’ 정도로 번역되는 동명사형이어서 외치는 말로 쓰기에는 뭣하다.
국립국어원이 꾸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http://www.malteo.net)에서 2004년 8월에 ‘파이팅’의 다듬은 말로 ‘아자’가 선정된 적이 있는데, 그 즈음에는 조금 호응을 얻는가 싶더니 여전히 ‘화이팅’이다.
우리는 단순한 구호에서 나아가 ‘파이팅을 기대하겠습니다’처럼 명사로, 또 ‘파이팅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처럼 동사의 일부로 발전(?)시켰다. 구호 ‘파이팅’을 바꾸는 것은 더 노력해야겠고, 이런 확장 표현은 조금 어려운 한자말이지만 ‘선전을 기대하겠습니다’, ‘선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나, 토박이말로 ‘잘 싸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도로 바꾸어도 충분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734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382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8824 |
1848 |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 바람의종 | 2009.05.29 | 14145 |
1847 | 여부, 유무 | 바람의종 | 2009.05.29 | 15168 |
1846 | 아나운서 | 바람의종 | 2009.05.30 | 6289 |
1845 | 하더란대두 | 바람의종 | 2009.05.30 | 7063 |
1844 | 궁작이 | 바람의종 | 2009.05.30 | 6243 |
1843 | 재원(才媛), 향년 | 바람의종 | 2009.05.30 | 9960 |
1842 | 망년회(忘年會) | 바람의종 | 2009.05.30 | 5958 |
1841 | 찌찌 | 바람의종 | 2009.05.31 | 7447 |
1840 | 찌르레기 | 바람의종 | 2009.05.31 | 8700 |
1839 | 토씨의 사용 | 바람의종 | 2009.05.31 | 6028 |
1838 | 주위 산만, 주의 산만 | 바람의종 | 2009.05.31 | 10887 |
1837 | 나이 | 바람의종 | 2009.06.01 | 5981 |
» | 파이팅 | 바람의종 | 2009.06.01 | 8722 |
1835 |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 바람의종 | 2009.06.01 | 9406 |
1834 | 날더러, 너더러, 저더러 | 바람의종 | 2009.06.01 | 7619 |
1833 | 물총새 | 바람의종 | 2009.06.09 | 8944 |
1832 | 흥정 | 바람의종 | 2009.06.09 | 9752 |
1831 | 셀프-서비스 | 바람의종 | 2009.06.09 | 5870 |
1830 | 달디달다, 다디단, 자디잘다, 길디길다 | 바람의종 | 2009.06.09 | 10768 |
1829 | 모하구로? | 바람의종 | 2009.06.11 | 5840 |
1828 | 믿그리 | 바람의종 | 2009.06.11 | 6269 |
1827 | 귀성 | 바람의종 | 2009.06.11 | 105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