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01 14:17

나이

조회 수 60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이

언어예절

뭐든 먹으면 줄어들기 마련인데, 나이는 먹을수록 쌓인다. 전날엔 나이가 하나의 힘(권위)이었고, 어른 나이는 ‘잡수신다’고 했다. 그래서 때에 따라 나이를 더하여 말하기 일쑤였으나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셈하는 방식에 ‘세는 나이’(나자마자 한 살), ‘찬(만) 나이’가 있다. 요즘은 환갑·진갑을 잘 찾지 않는데, 노인인구 비율(14% 이상)이 크게 늘어난 ‘고령 사회’가 새로운 걱정거리다.

우리는 아직 나이 묻는 게 큰 실례가 아닌 사회에 산다. 꺼리거나 실례될 거리가 아니라고 본다는 얘기다. 사람을 얘기할 때 으레 따라다니는 정보가 몇 있다. 나이·성별은 기본이고, 출신 지역·학교, 본관(관향), 직업 …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사람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나이는 말의 계급을 나누는 데서 신분 이상으로 큰 구실을 한다. 신분 제도가 사라진 오늘날도 우리말에서 ‘높임법’(대우법)이 엄연한 게 이를 증명한다. ‘배기·짜리’는 주로 어린 나이 뒤에 붙인다. 살·세(歲)는 나이를 세는 단위다. ‘14살 나이에/ 14세 나이에’라면 ‘열네 살/ 십사 세’로 읽는 게 옳다. 여기서 ‘나이’는 군더더기다.

‘나이’보다는 ‘연세·연령·연치·춘추’를, ‘살’보다 ‘세’를 점잖게 여겨 왔다. 한자말에 낀 이런 관습 거품도 많이 가신 듯하지만 아직 다 걷히지는 않은 듯하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02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63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336
1852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9075
1851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9073
1850 아프리카의 언어들 바람의종 2008.02.02 9071
1849 우레 바람의종 2007.03.03 9070
1848 다 되다, 다되다 바람의종 2012.04.30 9069
1847 사발통문 바람의종 2007.11.08 9068
1846 반어법 바람의종 2010.02.23 9066
1845 혈구군과 갑비고차 바람의종 2008.06.03 9065
1844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9065
1843 방언은 모국어다 바람의종 2007.10.16 9064
1842 긴장하다와 식반찬 바람의종 2010.01.11 9064
1841 연결 어미 ‘-려’와 ‘-러’ 바람의종 2010.01.20 9063
1840 중계(中繼)와 중개(仲介) 바람의종 2012.06.14 9061
1839 배제하다?/최인호 바람의종 2007.08.31 9059
1838 블루스 바람의종 2010.02.28 9057
1837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9057
1836 진정코 바람의종 2010.02.23 9056
1835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9053
1834 눈발, 빗발, 화장발 바람의종 2012.09.27 9051
1833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03.02 9043
1832 있냐? 없냐? 바람의종 2008.09.23 9041
1831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90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