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25 11:11

렉카

조회 수 7099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렉카

외래어

눈이 오면 아이들이나 연인들, 눈밭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눈을 치워야 하는 분들, 미끄러운 길을 싫어하는 분들, 자동차 운전이 꼭 필요한 분들은 눈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자동차 운전자들은 눈으로 사고나 교통 체증이 생겨 시간·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기에 눈 쌓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구덩이에 빠지거나 넘어진 자동차를 끌어내고 또 망가진 차를 정비공장까지 끌고 가는 일을 하는 자동차를 일부에서 ‘렉카’라고 하는 듯하다. 차의 일종이니 ‘카’(car)가 붙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은 영어 ‘레커’(wrecker)가 변한 말이다.

영어 레커는 ‘부수다’라는 뜻의 ‘wreck’에 행위자를 뜻하는 ‘-er’이 붙은 것이니까 파괴자라는 뜻이 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구난차’라는 뜻으로 쓰인다. 마치 우리말에서 ‘닭장’이나 ‘토끼장’ 따위의 일반적인 ‘장’ 안에는 닭·토끼와 같은 가축을 넣지만, ‘모기장’은 모기가 바깥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어휘 구성에 따른 의미가 반대되는 사례에 든다. 이렇듯 언어는 논리를 따르지만은 않는 속성이 있다.

‘렉카’보다는 ‘레커차’가 바른 표현으로 국어사전에 올랐는데, ‘견인차·끌차’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이왕이면 영어보다는 이를 뒤친 말이 더 쉬워 보이고, 뜻만 보면 ‘견인차’보다는 ‘구난차’가 더 합당한 것 같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86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45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421
1192 참 그놈 간풀구만! 바람의종 2010.04.10 12541
1191 노가리 바람의종 2010.04.10 13701
1190 접두사 ‘새-’와 ‘샛-’ 바람의종 2010.04.10 12434
1189 생때, 생떼 바람의종 2010.04.10 10001
1188 바꾸다, 고치다 바람의종 2010.04.10 7440
1187 일상어 몇 마디와 ‘-적’ 바람의종 2010.04.13 12473
1186 울면 file 바람의종 2010.04.13 11020
1185 외곬과 외골수 바람의종 2010.04.13 12951
1184 터무니없다 바람의종 2010.04.13 10570
1183 ~이라야, ~이래야 바람의종 2010.04.13 8207
1182 하노라고, 하느라고 바람의종 2010.04.13 10917
1181 네거티브 전략 바람의종 2010.04.17 11034
1180 쇠다와 쉬다 바람의종 2010.04.17 14389
1179 곤죽 바람의종 2010.04.17 15546
1178 축제, 축전, 잔치 바람의종 2010.04.17 8405
1177 조종, 조정 바람의종 2010.04.17 10965
1176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4241
1175 저지 바람의종 2010.04.18 12243
1174 ‘-율’과 ‘-률’ 바람의종 2010.04.18 13200
1173 무녀리 바람의종 2010.04.18 11117
1172 사겨, 사귀어, 부셔, 부숴 바람의종 2010.04.18 12119
1171 '~어하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4.18 135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