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24 09:15

이바지

조회 수 5885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바지

언어예절

모임이나 법을 만들 때 내세우는 말이 있다. 할바, 곧 목적과 이바지란 말이다. 법·정관 앞부분에 “~ 목적을 이룸으로써 ○○에 이바지한다, ~ 이바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는 틀이다. 으레 사람·사회·나라에 좋고 이로운 일을 한다는 명분이다. 모든 제도는 이로써 설 자리를 다진다. ‘이바지’란 사회적 약속이자 온갖 제도와 모임을 세우는 고갱이가 되는 말로서, 예부터 쓰던 말이다. 이를 부수고 깨뜨리는 데도 ‘이바지’가 명분이 된다.

목표는 목적에 이르는 과정에 놓는 여러 표적이다. 이바지를, 기여·공헌·기부·베풂·나눔 …으로 가르기도 한다. 사회공헌 기업, 공익재단, 사회창안, 두뇌집단 …들도 이바지 활동과 관련해 생긴 모임들이다.

이바지란 가진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 못가진자가 더 큰 구실을 하는 편이다. 덜 어지럽히고 덜 쓰고 덜 먹는 것이 더 어려운 이바지가 되는 세상 아닌가. 가난은 누구나 싫어하므로 이를 강요하기는 뭣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넘침보다 가난이 큰 미덕이다. 그것이 값진 것이자 철학이 되도록 하는 게 이 시대의 과제인 듯싶다.

굳이 굳어진 판박이 문틀로 이바지를 내세우지 않고서도 그런 뜻을 담은 표현을 달리할 수도 있다. ‘~ 하고자 한다, ~ 하려고 한다’는 연설·선언투에서 자주 쓰고, “공익이 공동체 안에서 그 영역을 넓혀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라면 좀 사적이고 고백하는 맛을 내는 표현이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81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4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283
1584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8929
1583 승패, 성패 바람의종 2008.12.26 8930
1582 꽃사지 바람의종 2009.05.15 8932
1581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8938
1580 불은 라면 바람의종 2012.08.01 8938
1579 실랑이 바람의종 2009.12.04 8942
1578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8946
1577 넥타 바람의종 2008.02.03 8947
1576 물총새 바람의종 2009.06.09 8948
1575 사발통문 바람의종 2007.11.08 8957
1574 그것참 바람의종 2010.08.27 8959
1573 진정코 바람의종 2010.02.23 8960
1572 사주 바람의종 2007.07.19 8962
1571 싸대기 바람의종 2010.07.19 8965
1570 오재미 바람의종 2008.02.18 8966
1569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03.02 8966
1568 "뿐"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1.03 8967
1567 구축함 바람의종 2007.06.04 8968
1566 남산 신성비 바람의종 2008.02.16 8969
1565 얼음보숭이·에스키모 바람의종 2008.03.14 8970
1564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8971
1563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89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