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24 09:15

이바지

조회 수 592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바지

언어예절

모임이나 법을 만들 때 내세우는 말이 있다. 할바, 곧 목적과 이바지란 말이다. 법·정관 앞부분에 “~ 목적을 이룸으로써 ○○에 이바지한다, ~ 이바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는 틀이다. 으레 사람·사회·나라에 좋고 이로운 일을 한다는 명분이다. 모든 제도는 이로써 설 자리를 다진다. ‘이바지’란 사회적 약속이자 온갖 제도와 모임을 세우는 고갱이가 되는 말로서, 예부터 쓰던 말이다. 이를 부수고 깨뜨리는 데도 ‘이바지’가 명분이 된다.

목표는 목적에 이르는 과정에 놓는 여러 표적이다. 이바지를, 기여·공헌·기부·베풂·나눔 …으로 가르기도 한다. 사회공헌 기업, 공익재단, 사회창안, 두뇌집단 …들도 이바지 활동과 관련해 생긴 모임들이다.

이바지란 가진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 못가진자가 더 큰 구실을 하는 편이다. 덜 어지럽히고 덜 쓰고 덜 먹는 것이 더 어려운 이바지가 되는 세상 아닌가. 가난은 누구나 싫어하므로 이를 강요하기는 뭣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넘침보다 가난이 큰 미덕이다. 그것이 값진 것이자 철학이 되도록 하는 게 이 시대의 과제인 듯싶다.

굳이 굳어진 판박이 문틀로 이바지를 내세우지 않고서도 그런 뜻을 담은 표현을 달리할 수도 있다. ‘~ 하고자 한다, ~ 하려고 한다’는 연설·선언투에서 자주 쓰고, “공익이 공동체 안에서 그 영역을 넓혀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라면 좀 사적이고 고백하는 맛을 내는 표현이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02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71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557
2842 한테·더러 바람의종 2009.05.02 8928
2841 죽으깨미 바람의종 2009.05.04 7688
2840 수구리 바람의종 2009.05.04 7352
2839 바람의종 2009.05.06 7848
2838 갈매기 바람의종 2009.05.06 6699
2837 말 목숨 바람의종 2009.05.06 4634
2836 먹지 말앙 바람의종 2009.05.09 6903
2835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381
2834 카브라 바람의종 2009.05.12 8024
2833 참새 바람의종 2009.05.12 6809
2832 좌우 바람의종 2009.05.12 8065
2831 묵음시롱 바람의종 2009.05.12 6342
2830 검어솔이 바람의종 2009.05.15 7029
2829 꽃사지 바람의종 2009.05.15 8951
2828 해오라기 바람의종 2009.05.17 8555
2827 세밑 바람의종 2009.05.17 5764
2826 먹어 보난 바람의종 2009.05.20 7813
2825 차돌이 바람의종 2009.05.20 9840
2824 미사일 바람의종 2009.05.21 6780
2823 딱따구리 바람의종 2009.05.21 10898
» 이바지 바람의종 2009.05.24 5927
2821 가젠하민 바람의종 2009.05.24 69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