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17 04:47

해오라기

조회 수 8399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해오라기

짐승이름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조이 씻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백로가)

포은 정몽주 선생의 어머니께서 아들을 백로에 비기고 상대 무리를 까마귀에 비겼다. 썩 풍자적이다. 포은을 기리고자 세운 영천 임고서원, 오백년 넘은 은행나무는 잎은 다 졌으나 드높은 기상은 예나 다르지 않다. 해오라기에는 알락해오라기와 덤불백로가 있다. 앞엣것은 황갈색 해오라기를 모두 이르고, 뒤엣것은 주로 미주 지역에 사는 텃새로 작은 해오라기를 두루 이른다.

‘백로’는 우리말로 ‘해오라기’다. 경상도 말로는 ‘해오라비’다. 백로의 백(白)과 해오라기의 ‘해’는 같다. ‘해맑다-해끔하다-해사하다-해쓱하다-해말쑥하다-해반드르르하다 …’에서 ‘해’는 분명 희다는 뜻을 알맹이로 한다.

그럼 ‘오라기’는 무엇인가? 더러 해오라기를 ‘해오리’라고도 부른다. 아주 시사적이다. ‘오리’의 짜임은 ‘올+이’로서 오리(鴨)와 같은 말로 보면 좋을 것이다. 물 위에 떠다니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때로는 하늘 높이 날아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다. 옛말로는 ‘하야로비’(鷺·훈몽자회), ‘하야루비’(백련초해), ‘해오리’(청구영언)다. 이 가운데 가장 해오라기와 가까워 보이는 게 ‘해오리’로, 준말로 다루기도 한다. 세밑을 맞아 겉 희고 속 검은 일은 없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88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3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423
1896 담비 바람의종 2009.11.15 10731
1895 뱉어라, 뱉아라, 뺏어라, 뺏아라, 맺어라, 맺아라 바람의종 2009.11.12 11532
1894 오너라, 오거라, 가거라 바람의종 2009.11.12 12012
1893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502
1892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30
1891 비닐 바람의종 2009.11.12 8841
1890 노숙인과 노숙자 바람의종 2009.11.10 9547
1889 깍두기, 짠지, 섞박지 바람의종 2009.11.10 11458
1888 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바람의종 2009.11.10 9758
1887 나절은 낮 시간의 절반 바람의종 2009.11.10 9976
1886 눈사리 바람의종 2009.11.10 9580
1885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바람의종 2009.11.09 14333
1884 임마, 상판때기 바람의종 2009.11.09 9600
1883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349
1882 혼저 옵소예 file 바람의종 2009.11.09 10261
1881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913
1880 뒷자석, 뒤 자석, 뒷번호, 뒤 번호 바람의종 2009.11.08 11055
1879 그러기(그렇기) 때문에 바람의종 2009.11.08 12541
1878 유해 식품, 위해 식품 바람의종 2009.11.08 9761
1877 독수리 바람의종 2009.11.08 11013
1876 무크(지) 바람의종 2009.11.08 7492
1875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바람의종 2009.11.03 1234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