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15 17:57

꽃사지

조회 수 894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꽃사지

외래어

경기가 얼어붙어 숱한 젊은이들이 결혼마저 미룬단다. 따뜻한 봄이 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열망이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빈다.

혼례 때 신랑신부 또는 그들의 부모가 가슴에 다는 꽃을 그냥 ‘가슴에 다는 꽃’으로 말하던 때가 있었다. 물론 이런 꽃이 혼례식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꽃사지’라는 표현이 등장하였다. ‘꽃’은 이해가 되나 ‘사지’가 무언지 쉽게 알기 어려운데, 그 말 전체가 영어 ‘코사지’(corsage)의 차용어일 가능성이 높다.(영어 ‘코사지’도 프랑스말 차용이라는 게 정설이다) 꽃가게 같은 곳에서 외국어에 능통한 어느 분이 ‘코사지’라고 부르거나 그렇게 일컫는다고 알려주니, 이게 와전되어 ‘꽃사지’까지 간 것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영어로 건너가 ‘코사지’가 된 프랑스말 ‘코르사주’는 본디 서양에서 몸에 딱 붙게 입는 옷의 꽉 죄는 허리 부분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4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맵시를 내느라 겉옷과 속옷을 따로 입었는데, 속옷이 ‘코르셋’(corset)이고 겉옷이 ‘코르사주’(corsage)였다. ‘corsage’는 현대 프랑스말로 블라우스 같은 여성 상의 정도만을 뜻하며, ‘가슴에 다는 꽃’이라는 뜻은 영어에서 덧붙었다.

‘꽃사지’는 ‘가슴꽃’, ‘흉화’(胸花)라고도 일컬어지는 모양인데, 발음하기도 어렵지 않고 알아듣기 쉬운 ‘가슴꽃’이 더 나아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87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3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245
2842 한테·더러 바람의종 2009.05.02 8827
2841 죽으깨미 바람의종 2009.05.04 7682
2840 수구리 바람의종 2009.05.04 7328
2839 바람의종 2009.05.06 7833
2838 갈매기 바람의종 2009.05.06 6606
2837 말 목숨 바람의종 2009.05.06 4587
2836 먹지 말앙 바람의종 2009.05.09 6877
2835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221
2834 카브라 바람의종 2009.05.12 7999
2833 참새 바람의종 2009.05.12 6781
2832 좌우 바람의종 2009.05.12 8029
2831 묵음시롱 바람의종 2009.05.12 6325
2830 검어솔이 바람의종 2009.05.15 7008
» 꽃사지 바람의종 2009.05.15 8947
2828 해오라기 바람의종 2009.05.17 8409
2827 세밑 바람의종 2009.05.17 5724
2826 먹어 보난 바람의종 2009.05.20 7789
2825 차돌이 바람의종 2009.05.20 9801
2824 미사일 바람의종 2009.05.21 6768
2823 딱따구리 바람의종 2009.05.21 10871
2822 이바지 바람의종 2009.05.24 5900
2821 가젠하민 바람의종 2009.05.24 68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