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9 00:17

허롱이

조회 수 9213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허롱이

사람이름

인조 3년(1625년), 이성구는 사옹원(司饔院)에서 올린 말을 임금께 아뢰었다. “서강의 어부 ‘강어배추·최허롱돌·김업산·이단향·문죽사리·김더퍼리·최허롱쇠·차보롬동이’ 등이 일찍이 어려운 속사정을 털어놓기에 이곳저곳에서 세금을 거두는 일을 그만 멈추도록 사옹원에서는 공문(계)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성균관에서는 여전히 세금을 거두므로 더는 침징(위세를 부려 불법으로 거두어들임)하지 말도록 다시 공문을 보냈습니다” 하였다. 사옹원은 대궐 안의 음식을 맡은 부서다. <승정원일기>를 보면 강어배추에서 ‘어배추’(於倍秋)를 ‘업배추’(業陪秋)로도 적었다.

여기 나온 어부 이름 가운데 ‘허롱돌·허롱쇠’가 있다. ‘허롱’(許弄)이 든 이름에 ‘허롱이·허롱개·허롱손이·허롱졍이’도 있고, 비슷한 이름에 ‘허룡이’도 있다. 요즘 말에 ‘허룽댄다/허룽거린다’는 말이 있다. 말이나 행동을 다부지게 하지 못하고 실없이 자꾸 가볍고 들뜨게 한다는 뜻이다. 요즘엔 허룽댄다는 말보다 ‘해롱댄다·해롱거린다’로 더 쓴다. ‘허룽허룽’은 그런 모습을 이르는 어찌씨다.

요즘 모든 분야에서 살림살이가 무척 어렵다고들 한다. 서로 아옹다옹하느라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때가 적잖다. 더 누려온 이들이 자신의 이익만 챙기지 말고 공통선을 위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함께 굴리려 한다면 허룽댈 일도 적어질 터이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12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6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682
114 해프닝 바람의종 2010.03.22 10684
113 핸드폰 바람의종 2008.12.12 7750
112 핸드폰, 휴대전화 바람의종 2008.11.19 6726
111 핼쑥하다, 해쓱하다, 헬쓱하다, 헬쑥하다, 핼슥하다, 헬슥하다 바람의종 2010.11.26 47872
110 햇볕, 햇빛, 햇살, 햇발 바람의종 2009.07.18 9574
109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511
108 햇빛은 눈부시고,햇볕은 뜨겁다 바람의종 2010.03.10 10253
107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124
106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135
105 행길 바람의종 2007.04.25 11257
104 행랑, 행낭 바람의종 2010.05.06 17501
103 행여 바람의종 2008.03.28 7013
»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213
101 허리를 곧게 피다 바람의종 2012.05.03 11639
100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624
99 허발 바람의종 2010.04.25 11024
98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516
97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173
96 허풍선이 바람의종 2007.04.25 7833
95 험담 바람의종 2009.04.30 6685
94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324
93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6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