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2 22:31

한테·더러

조회 수 877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테·더러

언어예절

때와 곳을 나타내는 표지로 토씨 ‘에’가 있다. ‘에게/께·한테·더러·보고’는 본디 사람에 한정해 쓰는데, ‘에게서·에게로·한테서·한테로 …’들로 가지를 친다. 이 토들은 동물에도 붙어 쓰인다. 사전 풀이에서 ‘사람이나 동물 따위’에 붙인다고 했다. ‘따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식물한테는 붙이지 못하는가? ‘인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의인화한 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인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격에 준하는 말들이 적잖다. 중산층·서민층 따위 계층, 사장·부장 따위 직책, 세력·집단 …. 아닌 게 아니라 이런 말들에도 ‘에게붙이’를 붙여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때로 한국·미국·일본, 대구·전남 따위 나라·자치단체, 회사·기구 이름에까지 ‘에게’를 붙여 쓰는데 지나쳐 꼴불견일 때가 많다.

‘한테·더러·보고’는 ‘에게’와 같이 쓰이지만, ‘에게’를 붙이기 어려운 동물·집단·단체에 어울린다. ‘에게’는 특히 ‘사람’에 한정해 쓰이는 토로 굳어진 반면, ‘한테·더러·보고’는 굳어진 세기가 덜한 까닭이다.

대중교통난이 다시 심화되면 그 피해는 (택시에게도→택시한테도) 미친다/ (시민단체에게는→시민단체로서는) 생명과도 같은 도덕성 …/ 은행들이 (기업들에게→기업들한테)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고 있는지 걱정된다/ … 분단 책임을 (대한민국에게→대한민국에) 전가하고/ (고양이에게→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51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6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3035
1540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9040
1539 늑장 바람의종 2010.05.13 9044
1538 부엌,주방,취사장 바람의종 2010.05.11 9047
1537 무녀리 바람의종 2007.07.04 9047
1536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9049
1535 손돌과 착량 바람의종 2008.06.17 9050
1534 긴장하다와 식반찬 바람의종 2010.01.11 9054
1533 눈이 많이 왔대/데 바람의종 2012.09.20 9056
1532 오랑캐 風磬 2007.01.19 9057
1531 그분이요? / 그분이오? 바람의종 2012.10.17 9057
1530 깡통 바람의종 2008.02.02 9061
1529 거슴츠레, 거슴푸레, 어슴푸레 바람의종 2009.05.15 9065
1528 노름, 놀음 바람의종 2008.08.13 9067
1527 '자처'와 '자청' 바람의종 2011.05.01 9071
1526 애매하다 바람의종 2007.10.23 9072
1525 접수하다 바람의종 2010.08.06 9074
1524 일본식 용어 - ㅊ 바람의종 2008.03.14 9074
1523 안전문,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11.25 9074
1522 체언의 쓰임새 바람의종 2010.01.09 9081
1521 눈부처 바람의종 2010.08.19 9088
1520 한내와 가린내 바람의종 2008.04.05 9089
1519 천정부지 바람의종 2009.09.29 90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