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2 22:31

한테·더러

조회 수 8945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테·더러

언어예절

때와 곳을 나타내는 표지로 토씨 ‘에’가 있다. ‘에게/께·한테·더러·보고’는 본디 사람에 한정해 쓰는데, ‘에게서·에게로·한테서·한테로 …’들로 가지를 친다. 이 토들은 동물에도 붙어 쓰인다. 사전 풀이에서 ‘사람이나 동물 따위’에 붙인다고 했다. ‘따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식물한테는 붙이지 못하는가? ‘인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의인화한 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인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격에 준하는 말들이 적잖다. 중산층·서민층 따위 계층, 사장·부장 따위 직책, 세력·집단 …. 아닌 게 아니라 이런 말들에도 ‘에게붙이’를 붙여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때로 한국·미국·일본, 대구·전남 따위 나라·자치단체, 회사·기구 이름에까지 ‘에게’를 붙여 쓰는데 지나쳐 꼴불견일 때가 많다.

‘한테·더러·보고’는 ‘에게’와 같이 쓰이지만, ‘에게’를 붙이기 어려운 동물·집단·단체에 어울린다. ‘에게’는 특히 ‘사람’에 한정해 쓰이는 토로 굳어진 반면, ‘한테·더러·보고’는 굳어진 세기가 덜한 까닭이다.

대중교통난이 다시 심화되면 그 피해는 (택시에게도→택시한테도) 미친다/ (시민단체에게는→시민단체로서는) 생명과도 같은 도덕성 …/ 은행들이 (기업들에게→기업들한테)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고 있는지 걱정된다/ … 분단 책임을 (대한민국에게→대한민국에) 전가하고/ (고양이에게→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62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25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141
284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376
2841 삼촌 바람의종 2008.01.27 8229
2840 입에 발린 소리 바람의종 2008.01.28 17644
2839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959
2838 자웅을 겨루다 바람의종 2008.01.28 20861
2837 깍지다리 바람의종 2008.01.28 7248
2836 말꽃과 삶꽃 바람의종 2008.01.28 7073
2835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807
2834 장사진을 치다 바람의종 2008.01.29 10227
2833 전철을 밟는다 바람의종 2008.01.29 9902
2832 쥐뿔도 모른다 바람의종 2008.01.29 12978
2831 색깔이름 바람의종 2008.01.29 22000
2830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602
2829 날래다와 빠르다 바람의종 2008.01.29 7471
2828 직성이 풀리다 바람의종 2008.01.30 15031
2827 진이 빠지다 바람의종 2008.01.30 14567
2826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202
2825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351
2824 한뫼-노고산 바람의종 2008.01.30 10504
2823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377
2822 초주검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31 10623
2821 태풍의 눈 바람의종 2008.01.31 106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