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2 22:31

한테·더러

조회 수 8836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테·더러

언어예절

때와 곳을 나타내는 표지로 토씨 ‘에’가 있다. ‘에게/께·한테·더러·보고’는 본디 사람에 한정해 쓰는데, ‘에게서·에게로·한테서·한테로 …’들로 가지를 친다. 이 토들은 동물에도 붙어 쓰인다. 사전 풀이에서 ‘사람이나 동물 따위’에 붙인다고 했다. ‘따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식물한테는 붙이지 못하는가? ‘인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의인화한 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인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격에 준하는 말들이 적잖다. 중산층·서민층 따위 계층, 사장·부장 따위 직책, 세력·집단 …. 아닌 게 아니라 이런 말들에도 ‘에게붙이’를 붙여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때로 한국·미국·일본, 대구·전남 따위 나라·자치단체, 회사·기구 이름에까지 ‘에게’를 붙여 쓰는데 지나쳐 꼴불견일 때가 많다.

‘한테·더러·보고’는 ‘에게’와 같이 쓰이지만, ‘에게’를 붙이기 어려운 동물·집단·단체에 어울린다. ‘에게’는 특히 ‘사람’에 한정해 쓰이는 토로 굳어진 반면, ‘한테·더러·보고’는 굳어진 세기가 덜한 까닭이다.

대중교통난이 다시 심화되면 그 피해는 (택시에게도→택시한테도) 미친다/ (시민단체에게는→시민단체로서는) 생명과도 같은 도덕성 …/ 은행들이 (기업들에게→기업들한테)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고 있는지 걱정된다/ … 분단 책임을 (대한민국에게→대한민국에) 전가하고/ (고양이에게→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59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03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000
2842 민원 바람의종 2009.07.18 6126
2841 겹말을 피하자(上) 바람의종 2008.05.06 6126
2840 쇠르 몰구 가우다! 바람의종 2008.10.14 6127
2839 대박 바람의종 2009.05.25 6130
2838 벌써, 벌써부터 바람의종 2009.05.02 6140
2837 비둘기 바람의종 2009.04.14 6143
2836 녹는줄 바람의종 2008.07.18 6145
2835 거꿀반명제 바람의종 2008.04.04 6148
2834 충분 바람의종 2008.11.26 6148
2833 아름다운 말 바람의종 2008.06.28 6149
2832 갈등 바람의종 2007.05.29 6150
2831 겹말을 피하자(下) 바람의종 2008.05.10 6151
2830 마도로스 바람의종 2009.08.29 6153
2829 말과 생각 바람의종 2008.06.17 6155
2828 백수 바람의종 2007.07.10 6162
2827 참 이뿌죠잉! 바람의종 2008.07.29 6164
2826 새말과 사전 바람의종 2007.10.31 6165
2825 그르이께 어짤랑교? 바람의종 2010.03.02 6165
2824 나어 집! 바람의종 2008.10.29 6172
2823 상극 바람의종 2007.07.20 6175
2822 별꽃 바람의종 2008.03.16 6180
2821 저 같은 경우는? 바람의종 2008.03.19 61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