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2 22:31

한테·더러

조회 수 8987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테·더러

언어예절

때와 곳을 나타내는 표지로 토씨 ‘에’가 있다. ‘에게/께·한테·더러·보고’는 본디 사람에 한정해 쓰는데, ‘에게서·에게로·한테서·한테로 …’들로 가지를 친다. 이 토들은 동물에도 붙어 쓰인다. 사전 풀이에서 ‘사람이나 동물 따위’에 붙인다고 했다. ‘따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식물한테는 붙이지 못하는가? ‘인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의인화한 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인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격에 준하는 말들이 적잖다. 중산층·서민층 따위 계층, 사장·부장 따위 직책, 세력·집단 …. 아닌 게 아니라 이런 말들에도 ‘에게붙이’를 붙여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때로 한국·미국·일본, 대구·전남 따위 나라·자치단체, 회사·기구 이름에까지 ‘에게’를 붙여 쓰는데 지나쳐 꼴불견일 때가 많다.

‘한테·더러·보고’는 ‘에게’와 같이 쓰이지만, ‘에게’를 붙이기 어려운 동물·집단·단체에 어울린다. ‘에게’는 특히 ‘사람’에 한정해 쓰이는 토로 굳어진 반면, ‘한테·더러·보고’는 굳어진 세기가 덜한 까닭이다.

대중교통난이 다시 심화되면 그 피해는 (택시에게도→택시한테도) 미친다/ (시민단체에게는→시민단체로서는) 생명과도 같은 도덕성 …/ 은행들이 (기업들에게→기업들한테)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고 있는지 걱정된다/ … 분단 책임을 (대한민국에게→대한민국에) 전가하고/ (고양이에게→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8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4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291
» 한테·더러 바람의종 2009.05.02 8987
2841 죽으깨미 바람의종 2009.05.04 7698
2840 수구리 바람의종 2009.05.04 7357
2839 바람의종 2009.05.06 7851
2838 갈매기 바람의종 2009.05.06 6727
2837 말 목숨 바람의종 2009.05.06 4644
2836 먹지 말앙 바람의종 2009.05.09 6905
2835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409
2834 카브라 바람의종 2009.05.12 8048
2833 참새 바람의종 2009.05.12 6836
2832 좌우 바람의종 2009.05.12 8065
2831 묵음시롱 바람의종 2009.05.12 6344
2830 검어솔이 바람의종 2009.05.15 7035
2829 꽃사지 바람의종 2009.05.15 8953
2828 해오라기 바람의종 2009.05.17 8584
2827 세밑 바람의종 2009.05.17 5764
2826 먹어 보난 바람의종 2009.05.20 7822
2825 차돌이 바람의종 2009.05.20 9851
2824 미사일 바람의종 2009.05.21 6784
2823 딱따구리 바람의종 2009.05.21 10903
2822 이바지 바람의종 2009.05.24 5929
2821 가젠하민 바람의종 2009.05.24 70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