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4.03 16:45

펜치

조회 수 9364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펜치

외래어

큰 할인매장에 가보면 가족이 함께 들르는 진열대가 있기도 하지만 남녀가 따로 관심을 두는 곳도 있다. 예컨대 여성은 미용 용품, 남성은 자동차 용품이나 공구 쪽에 많이 들른다.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공구 찾는 이가 많아질 터다.

가정용 공구 중 요긴한 것을 들라면 단연 ‘펜치’ 아닐까. ‘펜치’는 흔히 [뻰찌] 또는 [뻰치]라고 일컫는데, 모난 나사를 돌리거나 철사를 자르거나 눕혀서 못을 박는 등 쓸모가 많다. 이 말은 일본말 ‘펜치’(ペンチ)가 건너와 정착된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말 펜치는 영어 ‘핀서스’(pincers)가 바뀐 것이다.

영어에서는 펜치가 플라이어(plier)의 한 종류로 취급된다. 니퍼(nipper) 역시 자르기 전용 플라이어다. 영어 ‘플라이어’는 펜치나 니퍼, 롱노즈(long nose) 같은 집게붙이를 통틀어 이른다. 반면 우리말에서 플라이어는 대개 자동차에 딸린 공구로서, 자르기 기능이 빠진, 그리고 입 크기를 바꿀 수 있는 집게로 통한다.

한편, 속어로 ‘거절당하다’는 표현으로 ‘퇴짜 맞다’가 쓰이는데, 이보다 더 저속하게 느껴지는 ‘뻰찌(뻰치) 맞다’는 표현도 쓰인다. 일본말에서도 펜치와 거절 사이에는 특별한 관련이 없기에, ‘펜치 맞다’는 펜치로 꼬집힘을 당하는 듯한 아픔이 느껴질 정도로 거절당한다는 우리 나름의 과장 섞인 말이 아닐까 싶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14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6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606
2864 과다경쟁 바람의종 2012.05.02 9324
2863 단어를 쪼개지 말자 바람의종 2012.05.02 11043
2862 개고기 수육 바람의종 2012.05.02 11659
2861 다 되다, 다되다 바람의종 2012.04.30 9024
2860 송글송글, 송긋송긋 바람의종 2012.04.30 13635
2859 유월, 육월, 오뉴월 바람의종 2012.04.23 13768
2858 안정화시키다 바람의종 2012.04.23 13864
2857 단박하다, 담박하다 / 담백하다, 담박하다 바람의종 2012.04.23 15429
2856 뒤처지다 /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3.27 13221
2855 비속어 바람의종 2012.03.05 11462
2854 배부, 배포 바람의종 2012.03.05 19263
2853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739
2852 접두사 '햇-, 숫-, 맨-' 바람의종 2012.02.01 12814
2851 사전(辭典), 사전(事典) 바람의종 2012.02.01 7792
2850 고국, 모국, 조국 바람의종 2012.02.01 10649
2849 체화 바람의종 2012.01.24 11406
2848 경구 투여 바람의종 2012.01.24 9730
2847 ~라고 / ~고 바람의종 2012.01.24 13734
2846 어머님 전 상서 바람의종 2012.01.23 9363
2845 뭉기적거리다, 밍기적거리다 바람의종 2012.01.23 14765
2844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92
2843 찰라, 찰나, 억겁 바람의종 2012.01.19 2048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