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4.03 16:45

펜치

조회 수 9415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펜치

외래어

큰 할인매장에 가보면 가족이 함께 들르는 진열대가 있기도 하지만 남녀가 따로 관심을 두는 곳도 있다. 예컨대 여성은 미용 용품, 남성은 자동차 용품이나 공구 쪽에 많이 들른다.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공구 찾는 이가 많아질 터다.

가정용 공구 중 요긴한 것을 들라면 단연 ‘펜치’ 아닐까. ‘펜치’는 흔히 [뻰찌] 또는 [뻰치]라고 일컫는데, 모난 나사를 돌리거나 철사를 자르거나 눕혀서 못을 박는 등 쓸모가 많다. 이 말은 일본말 ‘펜치’(ペンチ)가 건너와 정착된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말 펜치는 영어 ‘핀서스’(pincers)가 바뀐 것이다.

영어에서는 펜치가 플라이어(plier)의 한 종류로 취급된다. 니퍼(nipper) 역시 자르기 전용 플라이어다. 영어 ‘플라이어’는 펜치나 니퍼, 롱노즈(long nose) 같은 집게붙이를 통틀어 이른다. 반면 우리말에서 플라이어는 대개 자동차에 딸린 공구로서, 자르기 기능이 빠진, 그리고 입 크기를 바꿀 수 있는 집게로 통한다.

한편, 속어로 ‘거절당하다’는 표현으로 ‘퇴짜 맞다’가 쓰이는데, 이보다 더 저속하게 느껴지는 ‘뻰찌(뻰치) 맞다’는 표현도 쓰인다. 일본말에서도 펜치와 거절 사이에는 특별한 관련이 없기에, ‘펜치 맞다’는 펜치로 꼬집힘을 당하는 듯한 아픔이 느껴질 정도로 거절당한다는 우리 나름의 과장 섞인 말이 아닐까 싶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6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18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089
1984 신발 좀 간조롱이 놔! 바람의종 2010.01.26 9342
1983 낼름 / 웅큼 바람의종 2009.09.18 9342
198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341
1981 브로마이드(bromide) 바람의종 2008.02.13 9341
1980 이루어지다, 이루다 바람의종 2009.08.04 9341
1979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9339
1978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334
1977 우화 바람의종 2010.07.12 9334
1976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330
1975 에다와 에이다 바람의종 2010.11.05 9328
1974 날염, 나염 바람의종 2009.06.12 9326
1973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323
1972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318
1971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317
1970 몰로이 바람의종 2009.06.30 9310
1969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308
1968 이마귀 바람의종 2008.01.24 9304
1967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303
1966 한잔, 한 잔 바람의종 2009.07.22 9302
1965 까짓것, 고까짓것, 고까짓 바람의종 2010.05.13 9302
1964 옷매무새, 옷매무시 바람의종 2008.09.25 9301
1963 "빠르다"와 "이르다" 바람의종 2008.04.02 92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