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31 16:24

빌레

조회 수 672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빌레

사람이름

1479년(성종 10년) 5월, 유구까지 표류했던 제주 사람 ‘김빌개’(金非乙介)·강무·이정을 배에 태우고, 유구국 사신이 219명의 수행인과 울산 염포에 도착했다. 1477년 2월에는 진상할 홍귤을 비거도선(鼻居刀船)에 싣고 추자도에 닿았을 때 바람을 만나 서쪽으로, 다시 남으로 떠내려갔으며, 함께 탄 이들은 다 빠져 죽고 세 사람만 겨우 살아남아 유구에 이르렀다. ‘빌개’는 ‘非衣’(비의)로도 적었다. ‘빌개’에 가까운 제주도 말에 ‘빌레’가 있다. 非衣는 ‘빌에’를 적은 듯하다. 옛말 ‘비레’는 벼랑, 제주말 ‘빌레’는 ‘너럭바위/암반지대’며, 붉은 흙이 섞인 현무암을 ‘썩은 빌레’로도 부른다. 비슷한 이름에 ‘비라·비력’도 있다.

화산섬 제주에서만 쓰는 지질용어가 적잖다. 기생화산은 ‘오름’(=산)으로 더 알려졌다. 오름은 화산재 말고 ‘분석’(噴石)으로도 이뤄지며 ‘송이’라 한다. 분석구를 ‘송이오름’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구멍이 송송 물에 뜨는 ‘부석’은 ‘속돌’, 뭉우리돌은 ‘머돌’, 자갈은 ‘작지’, 잔자갈이 깔린 바다를 ‘조작지왓’이라 한다. ‘아아 용암’은 굳으면 표면이 거칠거칠하며 다닐 수 없어 자연 숲을 이루는데 이를 ‘곶자왈’이라 부른다.

제주엔 여자·돌·바람이 많다던가? 바다에 남편 앗긴 여인들은 바람이 되어 돌밭을 일구고 물질로 삶을 가멸게 한 모양이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5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2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932
2644 ~로부터 바람의종 2008.11.21 6803
2643 로드맵 바람의종 2010.02.15 6803
2642 어눅이 바람의종 2009.06.15 6804
2641 애로 바람의종 2007.07.31 6809
2640 사리 바람의종 2009.08.05 6816
2639 노루귀 바람의종 2008.02.04 6817
2638 굽신거리다 바람의종 2008.10.22 6817
2637 사라져가는 언어(1) 바람의종 2007.10.26 6819
2636 세일, 리베이트 바람의종 2008.11.27 6821
2635 연설 바람의종 2008.05.11 6828
2634 교복물림 바람의종 2008.07.03 6831
2633 깍두기 바람의종 2007.12.23 6832
2632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832
2631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832
2630 단말, 쓴말 바람의종 2008.06.15 6834
2629 노다지 바람의종 2008.02.03 6839
2628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839
2627 졸이다, 조리다 바람의종 2008.10.14 6840
2626 험담 바람의종 2009.04.30 6843
2625 참새 바람의종 2009.05.12 6844
2624 버버리 코트 바람의종 2008.02.12 6847
2623 차이나 바람의종 2008.02.19 684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