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14 02:56

허망헙디다

조회 수 6711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허망헙디다

고장말

‘-수다’나 ‘-우다’가 표준어 ‘-습니다’에 대응하는 제주와 북녘말이라면, ‘-습디다’는 ‘-습니다’에 해당하는 말이다. “방죽 바닥에 물괴기가 기양 막 드글두글 헙디다. 시커매요.”(<혼불> 최명희) “내부둣시요. 뜨거우먼 지가 돌아 안 눌랍디여.”(<한국구비문학대계> 전남편) 표준말에도 ‘-습디다’가 있지만, 전라말 ‘-습디다’와는 다르다. 표준말 ‘-습디다’는 예사높임이지만, 전라말 ‘-습디다’는 아주 높이는 말이다.

표준말에서 ‘-습니다’의 의문형은 ‘-습니까’이지만, 전라말에서는 ‘-습디여’다. “음마, 다래가 폴세 익었습디여?”(<태백산맥> 조정래) “일이나 시길라먼 불릉게 그러겄지맹. 이뿌다고 씰어 줄라고 부를랍디여?”(<혼불> 최명희)

‘-습디여’의 또다른 형태는 ‘-읍딩겨/습딩겨’와 ‘-읍딘짜/습딘짜’다. ‘-습딩겨/읍딩겨’는 주로 전남 서부와 전북 서남부 쪽에서, ‘-읍딘짜/습딘짜’는 진도 쪽에서 쓴다. “아, 열 마리 잡어서 저 되는디 말여 한 마리 안 잡어 줬다고 그 안 잡어 줄랍딩겨?”(<한국구비문학대계> 전북편) “편히 주무셨소? 방일랑 안춥습딩겨?”(위 책 전남편) “그 전에 그 영감님을 사과(사귀어) 갖고 배를 한나 쬐깐한 것을 안 샀습딘짜?”

전남 남해안 쪽에서는 ‘-습디꺄’가 쓰이기도 한다. “은제 배 타고 나가라고 꾸물그리쌉디꺄?” “누가 나를 막을랍디꺄?”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88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49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453
114 상석 風文 2023.12.05 1263
113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263
112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255
111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1253
110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252
109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251
108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251
107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251
106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248
10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風文 2022.05.26 1245
10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240
103 옹알이 風文 2021.09.03 1238
102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238
101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風文 2022.05.31 1233
100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232
99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230
98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226
97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224
96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222
95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221
94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1221
93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12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