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04 01:50

두루미

조회 수 6505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두루미

짐승이름

“천 년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학이 난다./ 천 년을 보던 눈이/ 천 년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 번 천애에 맞부딪노나.”(학·서정주)

고구려 옛무덤에는 신선들이 학을 타고 다니는 벽화가 있다. 천 년을 살면 흰빛이 푸른빛으로 바뀌어 청학이 되고, 다시 천 년을 살면 검은빛으로 바뀌어 현학(玄鶴)이라 한다. 지리산에 가면 청학동이 있다는데, 그 청학이 산다는 곳이다. 상투를 틀고 전통적인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교육의 터전으로 알려진 현재의 청학동과 세상을 버린 이들의 보금자리이자 예부터 전해오는 이상향으로서의 청학동이 같은 곳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두루미의 옛말은 ‘두로미’(사성통해)였다. 두로미가 두루미로 바뀌어 쓰인다. 일본말로는 ‘쓰루’(鶴)이니 ‘두루-쓰루’가 대응됨을 알겠다. 우리말 ‘두루’가 건너가 ‘쓰루’(turu)로 굳어진 형태일 수 있다. 뚜루루 운다고 또는 두루 멀리 다닌다고 두루미라는 풀이도 있다. 그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매우 날카롭고 위엄 있게 들릴뿐더러 흰 날개가 두루마기를 걸친 선비 모습과 같아 보인다. 머리는 붉고 검은 벼슬을 한 듯 고고하다. 먼 하늘을 소리와 품새를 두루 갖추고 유유히 날아가니 이를 뭉뚱그린 데서 나온 이름으로 보인다. 오늘도 두루미들은 하늘 어디쯤서 가을을 비끼어 날고 있을 텐데.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9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4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373
2886 시치미를 떼다 바람의종 2008.01.18 10703
2885 신물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18 17523
2884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7026
2883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7061
2882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10440
2881 심금을 울리다 바람의종 2008.01.19 13223
2880 쑥밭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19 9259
2879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4265
2878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6137
2877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869
2876 씨가 먹히다 바람의종 2008.01.20 8546
2875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8022
2874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950
2873 부리다와 시키다 바람의종 2008.01.20 8493
2872 달맞이꽃 바람의종 2008.01.20 6510
2871 아닌 밤중에 홍두깨 바람의종 2008.01.21 11764
2870 아퀴를 짓다 바람의종 2008.01.21 13357
2869 태백산과 아사달 바람의종 2008.01.21 7904
2868 악머구리 끓듯 한다 바람의종 2008.01.22 10152
2867 안절부절 못하다 바람의종 2008.01.22 7357
2866 인사말 바람의종 2008.01.22 9056
2865 소젖 바람의종 2008.01.22 65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