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01 20:41

돈놀이

조회 수 708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돈놀이

언어예절

돈이 으뜸인 시절, 곧 자본주의 세상이 한창이어도 자못 업신여김을 받는 말이 있다면 ‘돈놀이’일 성싶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서 ‘돈을 빌려주고 이자 받는 일’이란 바탕뜻에서 나아가 뜻갈래를 몇 개는 벌였을 법한데,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내림으로 돈을 멀리해 온 심성도 작용했겠으나 그보다는 말이 너무 쉽고 노골적인 데서 비롯된 바가 많을 성싶다. 돈 마다는 이가 드문 걸 보면 ‘내림’은 이제 작용을 멈춘 듯하다. ‘변놀이’라고도 하나 거의 쓰지 않고, 변·이자는 토박이말로 ‘길미’다.

따지고 보면 일차적인 노동과 생산을 빼고서는 돈놀이 아닌 경제활동이 거의 없다. 저마다 잘살고자 벌이는 활동들, 금융사의 저축·대출 등 여러 업무, 주식·편드·부동산 투자 …들도 마찬가지다. 그로써 가지친 물건들도 ‘돈놀이 상품’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는 조건 따라 스스로 불어나거나 졸아들어 사람들을 울리고 웃긴다. 이에 쏟는 조바심이야 들추어 뭘 하랴.

미국식 금융 경영이 거덜 나 하루아침에 세상 돈값이 가뭇없이 사라졌다고 난리다. 우리도 나라·개인 살림, 기업 두루 곤욕을 치르는 마당이다. 이젠 ‘구제금융’이 낯설잖은데, 그래도 돈놀이는 계속될 것이고 탈을 바꿔 쓴 ‘상품’들도 이어질 터이다.

돈놀이를 하면서 이를 마냥 업신여길 일은 아니겠다. 이참에 숱한 낯선 말을 새로 만들고 빌려 쓰는 수고도 좀 줄였으면 좋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64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0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052
576 으디 갔습메? 바람의종 2009.03.26 7761
575 모두에게? 바람의종 2009.03.25 5376
574 뻐꾸기 바람의종 2009.03.24 7118
573 바바리 바람의종 2009.03.23 7542
572 고소마리 바람의종 2009.03.23 5167
571 모르지비! 바람의종 2009.03.23 6014
570 옳은 말씀 바람의종 2009.03.18 7848
569 바람의종 2009.03.18 5198
568 뽀록나다 바람의종 2009.03.17 8234
567 바우덕이 바람의종 2009.03.16 6681
566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641
565 원-달러 바람의종 2009.03.08 7266
564 두루미 바람의종 2009.03.04 6458
563 간지 바람의종 2009.03.03 8256
562 덩어쇠 바람의종 2009.03.03 6123
561 왔수다! 바람의종 2009.03.03 5792
» 돈놀이 바람의종 2009.03.01 7082
559 부엉이 바람의종 2009.03.01 6255
558 악플 바람의종 2009.02.22 6697
557 무거리 바람의종 2009.02.21 6573
556 교과서 바람의종 2009.02.20 5493
555 니자테 너인테 바람의종 2009.02.20 64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