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0 00:21

기러기

조회 수 6732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기러기

짐승이름

온조 43년(서기 25년께) 9월에 기러기 백여 마리가 왕궁으로 날아들었다. 점 치는 일관이 이르기를, “기러기는 백성을 뜻함이니 앞으로 먼 곳의 사람들이 전하께 귀의할 것입니다.” 같은해 10월이 되자 남옥저로부터 20여 집이 백제로 와서 살겠다고 청원을 하므로 받아들여 살게 하였다.(삼국사기)

기러기는 하늘의 심부름꾼이었다. 하느님의 불을 별들한테 전하는 제사장 구실도 하였다. 민속에서는, 혼례장에서 예식을 치르기 전에 신랑이 기러기를 신부 집으로 가져간다. 신부의 어른들에게 절을 하는 전안(奠雁)이라는 의례가 있다. 기러기는 또한 암수가 금슬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홀아비나 홀어미를 일러 ‘짝 잃은 기러기’라고도 한다. 조선 말엽 <규합총서>에는, 기러기를 신의·예절·절개를 상징한다고 적었다. 밤엔 무리 지어 잠을 자되 한 마리는 자지 않고 망을 보며, 낮이면 갈대를 머금어 주살을 피하는 슬기로움을 갖추고 있어 결혼 자리에 기러기를 쓴다고 했다.

기러기는 ‘긔려기’(훈몽자회)였다. 기럭기럭 하며 운다고 붙인 이름이다. ‘긔럭’에 사물이나 사실을 드러내는 접미사 ‘-이’가 붙어 굳어진 것. 풀이 따라 갈매기의 ‘-기’와 같이 ‘기’를 새를 뜻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어의 ‘가리’(雁), 몽골어의 ‘갈라군’, 터키어의 ‘가즈’와 유연성이 깊어 보인다. 기러기 반가운 소식에 목 빠지는 이들이여.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62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0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191
2046 가겠소 / 가겠오 바람의종 2009.02.07 7587
2045 알은척 / 아는 척 바람의종 2009.02.07 10807
2044 그룹사운드 바람의종 2009.02.08 6863
» 기러기 바람의종 2009.02.10 6732
2042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624
2041 ~에 있어서 바람의종 2009.02.10 6753
2040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884
2039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561
2038 강남 바람의종 2009.02.12 6463
2037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351
2036 모밀국수 바람의종 2009.02.12 6283
2035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320
2034 넘이·넘우 바람의종 2009.02.14 6253
2033 욕지거리. 욕지기 바람의종 2009.02.14 9944
2032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2020
2031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862
2030 너더리 바람의종 2009.02.17 5896
2029 무더위 바람의종 2009.02.17 6583
2028 울궈먹다 바람의종 2009.02.17 11415
2027 귀절 / 구절 바람의종 2009.02.17 10991
2026 카디건 바람의종 2009.02.18 6633
2025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바람의종 2009.02.18 86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