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02 20:54

빵꾸

조회 수 8697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빵꾸

외래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뒤집어 놓고 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으나, 한숨 소리는 높고 불안을 호소하는 말글들이 시끄럽다.

‘구멍’을 뜻하는 외래어로 비격식적인 말씨에서 ‘빵꾸’(→펑크)가 흔히 쓰인다. 소리와 달리 적어야 할 근거가 없으면 소리대로 적는 한글 맞춤법에 비추면, 발음이 거의 예외 없이 [빵꾸]이므로 표기로서는 ‘빵꾸’가 옳으나, 희한하게도 시중의 자동차 바퀴 수리점에서는 ‘빵구’가 더 많이 쓰인다. ‘구’가 ‘구멍’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신을 신고’에서처럼 콧소리 다음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가 됨을 의식해서인지, 다른 것에 말미암는지 그 이유는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다.

‘빵꾸’는 영어 ‘펑처’(puncture)가 일본말로 들어가서 뒷부분이 잘린 채로 ‘판쿠’(パンク)가 된 다음 우리말로 들어와 다시 모습을 바꾼 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말 무성음 ‘ㅍ’과 ‘ㅋ’이 우리말의 된소리 ‘ㅃ’과 ‘ㄲ’으로 바뀐 것은 ‘뽐뿌’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쪽의 무성음들이 우리 귀에 된소리처럼도 들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름지기 바늘에 실을 꿰는 구멍처럼 구멍이란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다 해야 마땅할 터다. 세계와 우리 경제에 난 요즘의 엉뚱한 구멍이 하루빨리 메워져서 근심 어린 어두운 표정들이 환하게 바뀌는 행복감을 맞고 싶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8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4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419
1742 찌르레기 바람의종 2009.05.31 8764
1741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64
1740 까탈스럽다 바람의종 2012.10.04 8764
1739 '첫'과 '처음' 바람의종 2008.09.18 8762
1738 무료와 공짜 바람의종 2009.10.27 8762
1737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757
1736 억수 風磬 2007.01.19 8756
1735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08.06.08 8754
1734 세 돈 금반지 바람의종 2009.07.18 8754
1733 장보고·논복 바람의종 2008.05.29 8751
1732 대폿잔과 소주잔 바람의종 2008.03.08 8751
1731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50
1730 안갯속 바람의종 2010.06.19 8748
1729 청설모 바람의종 2009.08.07 8742
1728 넨장맞을 바람의종 2008.02.22 8742
1727 사탕·기름사탕 바람의종 2008.06.07 8740
1726 초미 바람의종 2007.08.30 8737
1725 까치설날 바람의종 2010.09.05 8736
1724 철쭉 바람의종 2008.08.13 8734
1723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732
1722 됐거든 바람의종 2009.12.01 8732
1721 부처손 바람의종 2008.02.10 87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