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02 20:54

빵꾸

조회 수 8684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빵꾸

외래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뒤집어 놓고 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으나, 한숨 소리는 높고 불안을 호소하는 말글들이 시끄럽다.

‘구멍’을 뜻하는 외래어로 비격식적인 말씨에서 ‘빵꾸’(→펑크)가 흔히 쓰인다. 소리와 달리 적어야 할 근거가 없으면 소리대로 적는 한글 맞춤법에 비추면, 발음이 거의 예외 없이 [빵꾸]이므로 표기로서는 ‘빵꾸’가 옳으나, 희한하게도 시중의 자동차 바퀴 수리점에서는 ‘빵구’가 더 많이 쓰인다. ‘구’가 ‘구멍’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신을 신고’에서처럼 콧소리 다음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가 됨을 의식해서인지, 다른 것에 말미암는지 그 이유는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다.

‘빵꾸’는 영어 ‘펑처’(puncture)가 일본말로 들어가서 뒷부분이 잘린 채로 ‘판쿠’(パンク)가 된 다음 우리말로 들어와 다시 모습을 바꾼 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말 무성음 ‘ㅍ’과 ‘ㅋ’이 우리말의 된소리 ‘ㅃ’과 ‘ㄲ’으로 바뀐 것은 ‘뽐뿌’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쪽의 무성음들이 우리 귀에 된소리처럼도 들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름지기 바늘에 실을 꿰는 구멍처럼 구멍이란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다 해야 마땅할 터다. 세계와 우리 경제에 난 요즘의 엉뚱한 구멍이 하루빨리 메워져서 근심 어린 어두운 표정들이 환하게 바뀌는 행복감을 맞고 싶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2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7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713
1390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708
1389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273
1388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258
1387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497
1386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764
1385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509
1384 시체,사체,송장,주검,시신 바람의종 2010.02.07 11272
1383 새의 꼬리 바람의종 2010.02.07 8434
1382 여운을 남기다 바람의종 2010.02.07 10565
1381 백지 와 그라노! 바람의종 2010.02.08 7181
1380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38
1379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163
1378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401
1377 박스오피스 바람의종 2010.02.08 8566
1376 나름껏, 나름대로 바람의종 2010.02.08 8166
1375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679
1374 접미사 ‘-짜리’ 바람의종 2010.02.09 9348
1373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59
1372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9065
1371 꽁수, 꼼수, 뽀록나다 바람의종 2010.02.09 9746
1370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087
1369 근낭 가디! file 바람의종 2010.02.12 77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