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02 20:54

빵꾸

조회 수 8688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빵꾸

외래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뒤집어 놓고 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으나, 한숨 소리는 높고 불안을 호소하는 말글들이 시끄럽다.

‘구멍’을 뜻하는 외래어로 비격식적인 말씨에서 ‘빵꾸’(→펑크)가 흔히 쓰인다. 소리와 달리 적어야 할 근거가 없으면 소리대로 적는 한글 맞춤법에 비추면, 발음이 거의 예외 없이 [빵꾸]이므로 표기로서는 ‘빵꾸’가 옳으나, 희한하게도 시중의 자동차 바퀴 수리점에서는 ‘빵구’가 더 많이 쓰인다. ‘구’가 ‘구멍’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신을 신고’에서처럼 콧소리 다음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가 됨을 의식해서인지, 다른 것에 말미암는지 그 이유는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다.

‘빵꾸’는 영어 ‘펑처’(puncture)가 일본말로 들어가서 뒷부분이 잘린 채로 ‘판쿠’(パンク)가 된 다음 우리말로 들어와 다시 모습을 바꾼 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말 무성음 ‘ㅍ’과 ‘ㅋ’이 우리말의 된소리 ‘ㅃ’과 ‘ㄲ’으로 바뀐 것은 ‘뽐뿌’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쪽의 무성음들이 우리 귀에 된소리처럼도 들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름지기 바늘에 실을 꿰는 구멍처럼 구멍이란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다 해야 마땅할 터다. 세계와 우리 경제에 난 요즘의 엉뚱한 구멍이 하루빨리 메워져서 근심 어린 어두운 표정들이 환하게 바뀌는 행복감을 맞고 싶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7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2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250
2072 오장이 바람의종 2008.12.28 7270
2071 기지개를 펴다, 피해를 입다 바람의종 2008.12.28 11031
2070 삐지다, 삐치다 바람의종 2008.12.28 12075
2069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736
» 빵꾸 바람의종 2009.02.02 8688
2067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113
2066 ~마라 / ~말라 바람의종 2009.02.02 9595
2065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바람의종 2009.02.02 9209
2064 오리 바람의종 2009.02.03 6592
2063 배식 바람의종 2009.02.03 7491
2062 담배를 피다 바람의종 2009.02.03 11193
2061 경사가 가파라서 바람의종 2009.02.03 11851
2060 세금 폭탄 바람의종 2009.02.04 5513
2059 색감 바람의종 2009.02.04 6392
2058 실업난 바람의종 2009.02.04 8553
2057 머지않아/멀지않아 바람의종 2009.02.04 10256
2056 날마닥, 날마당 바람의종 2009.02.05 6520
2055 하락세로 치닫다 바람의종 2009.02.05 13191
2054 단음절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2.05 8475
2053 수육, 편육, 제육 바람의종 2009.02.05 10296
2052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8909
2051 재(齋)/제(祭) 바람의종 2009.02.07 109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