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6 07:32

법대로

조회 수 5498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법대로

언어예절

‘법대로’는 서로 얘기가 안 될 때, 곧 소통이 잘 안 될 적에 하는 말이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굳이 법대로를 외칠 까닭이 뭔가. 이와 비슷한 편리한 말로 ‘원칙대로’가 있다. 예외 없는 원칙이란 드물다는 점에서 제대로(순리대로)와는 거리가 있다. 공고하지 못한 원칙을 만드는 짓은 무책임하다.

덕치·법치·관치·인치 … 가운데 세상은 대체로 관치와 법치로 돌아갈 터이고, 덕치와 인치는 지도자의 인격과 관련된다.

일을 벌이자면 걸리지 않는 게 없을 정도로 법은 촘촘하여 사람들을 옭아맨다. 모르면 손해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게 법이다. 새 법이 자꾸 생기는 것은 법망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있는 까닭이고, 규제 철폐를 외치는 건 지나치거나 잘못된 규제가 숱하다는 얘기며, 법을 자주 손보는 것도 빈틈이 많다는 방증이다. ‘떼법’이라고 꼬집는데, 결국 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일터.

사람들은 보통 상식과 이치를 따른다. 법 없어도 살 사람이란 이치를 잘 헤아리는 사람이다. ‘법’은 마지막 방편으로 들먹이는 장치다. 아쉽게도 많은 법은 가진자, 다스리는 자의 편이어서 ‘법대로’를 외치면 사람들은 겁을 낸다. 힘없는 서민이야 그런 법에 호소도 하지만, 힘센 집단이나 정부가 나서서 ‘법대로’를 외치면 백성들은 싫증나고 불편해서 일손을 놓게 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5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17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044
2908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513
2907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79
2906 구년묵이(구닥다리) 風磬 2006.10.10 15293
2905 구랍 바람의종 2008.11.13 6775
2904 구랍 바람의종 2010.11.05 11168
2903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바람의종 2008.11.03 8487
2902 구리무와 포마드 바람의종 2010.03.24 11855
2901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81
2900 구명과 규명 바람의종 2010.10.13 11044
2899 구미와 곶 바람의종 2008.03.25 7432
2898 구별과 구분 바람의종 2010.11.02 9516
2897 구비구비, 메꾸다 바람의종 2008.11.24 9564
2896 구설수 바람의종 2008.10.11 7101
2895 구소련 바람의종 2010.07.20 11853
2894 구슬러, 구슬려 / 거슬러, 거슬려 바람의종 2009.11.15 11083
2893 구저모디 file 바람의종 2009.12.14 8323
2892 구축함 바람의종 2007.06.04 9179
2891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687
2890 국가 사전을 다시?(2,3) 주인장 2022.10.21 1476
2889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702
2888 국면 바람의종 2007.06.04 9323
2887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09.02.20 129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