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07 16:52

너구리

조회 수 7374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너구리

짐승이름

짐승들이 겨울 준비를 다 끝냈는데, 너구리만 느긋하게 놀고 지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는 추워지고 얼어붙기 시작했다. 너구리는 오소리를 찾아가 같이 지내자고 사정했다. 오소리가 조건을 내걸었다. “같이 살고 싶으면, 굴에 있는 오물을 모두 깨끗이 치울 수 있겠느냐.” 그 뒤로 너구리는 게으른 이의 상징처럼 여기게 되었다.(연변 전설)

천 년 묵은 너구리와 감찰 선생과의 사연이다. 너구리가 사람으로 둔갑한다. 둔갑한 너구리는 서울로 올라가 어떤 정승의 사위가 된다.(거창 전설)

너구리의 옛말은 ‘러울’(獺·훈민정음 해례)이었다. 달리 소학언해에서는 ‘너구리’가 나온다. 러울과 너구리는 모음 사이에서 자음의 특이한 변화를 보여준다.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만주말로 니오헤(niohe·이리), 에벤키말로 네게(neke·담비)와 비교된다. ‘러울’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는 ‘너울’과 관계가 있는데, 너울은 바다의 큰 물결, 얼굴에 쓰는 물건을 뜻한다. 동시에 너구리는 ‘너굴’에 뒷가지 ‘-이’가 붙은 말로 보인다. 여기서 ‘너굴-너울-러울’의 걸림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개과에 들어 여우보다는 작으나 살지고 낮에는 굴속에 느긋하게 있다가 밤에 돌아다니며 들쥐·뱀·개구리·과일 등을 먹으며 산다. 사람의 너울을 쓰고 그렇게 엉큼한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느냐고 한다면 너구리를 떠올릴 법하겠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35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9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799
2908 먹어시냐 바람의종 2009.06.17 5928
2907 너더리 바람의종 2009.02.17 5929
2906 이바지 바람의종 2009.05.24 5929
2905 주소서 바람의종 2008.09.26 5930
2904 부처꽃 바람의종 2008.07.31 5932
2903 스스로를? 바람의종 2009.04.09 5934
2902 고객님? 바람의종 2009.05.26 5935
2901 불우 바람의종 2007.07.17 5936
2900 셀프-서비스 바람의종 2009.06.09 5940
2899 말째다 바람의종 2008.06.24 5948
2898 육개장 바람의종 2008.04.28 5950
2897 놀잇감, 장난감 바람의종 2010.04.01 5958
2896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965
2895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970
2894 바람 바람의종 2008.04.04 5973
2893 프로 바람의종 2008.11.22 5981
2892 샘골과 시암실 바람의종 2008.06.12 5982
2891 우리말 계통 바람의종 2007.12.22 5983
2890 돌쇠 바람의종 2008.10.25 5989
2889 참꽃마리 바람의종 2008.05.29 5999
2888 여성 바람의종 2009.07.06 6001
2887 나이 바람의종 2009.06.01 60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