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07 16:52

너구리

조회 수 7356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너구리

짐승이름

짐승들이 겨울 준비를 다 끝냈는데, 너구리만 느긋하게 놀고 지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는 추워지고 얼어붙기 시작했다. 너구리는 오소리를 찾아가 같이 지내자고 사정했다. 오소리가 조건을 내걸었다. “같이 살고 싶으면, 굴에 있는 오물을 모두 깨끗이 치울 수 있겠느냐.” 그 뒤로 너구리는 게으른 이의 상징처럼 여기게 되었다.(연변 전설)

천 년 묵은 너구리와 감찰 선생과의 사연이다. 너구리가 사람으로 둔갑한다. 둔갑한 너구리는 서울로 올라가 어떤 정승의 사위가 된다.(거창 전설)

너구리의 옛말은 ‘러울’(獺·훈민정음 해례)이었다. 달리 소학언해에서는 ‘너구리’가 나온다. 러울과 너구리는 모음 사이에서 자음의 특이한 변화를 보여준다.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만주말로 니오헤(niohe·이리), 에벤키말로 네게(neke·담비)와 비교된다. ‘러울’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는 ‘너울’과 관계가 있는데, 너울은 바다의 큰 물결, 얼굴에 쓰는 물건을 뜻한다. 동시에 너구리는 ‘너굴’에 뒷가지 ‘-이’가 붙은 말로 보인다. 여기서 ‘너굴-너울-러울’의 걸림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개과에 들어 여우보다는 작으나 살지고 낮에는 굴속에 느긋하게 있다가 밤에 돌아다니며 들쥐·뱀·개구리·과일 등을 먹으며 산다. 사람의 너울을 쓰고 그렇게 엉큼한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느냐고 한다면 너구리를 떠올릴 법하겠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57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0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063
2908 똔똔 / 도긴 개긴 바람의종 2012.07.13 15690
2907 벗기다 / 베끼다 바람의종 2012.07.06 12711
2906 폭염 바람의종 2012.07.05 8839
2905 회피 / 기피 바람의종 2012.07.05 11949
2904 받히다, 받치다, 밭치다 바람의종 2012.07.04 16875
2903 표지 / 표시 바람의종 2012.07.04 11366
2902 무색케, 도입케 / 무색게, 도입게 바람의종 2012.07.03 8669
2901 나까채다, 나꿔채다, 낚아채다 바람의종 2012.07.03 11448
2900 복구 / 복원 바람의종 2012.07.02 7590
2899 대비, 대처 바람의종 2012.06.26 7363
2898 엘레지, 사리 바람의종 2012.06.26 8888
2897 집중호우 -> 장대비 바람의종 2012.06.22 9543
2896 주워섬기다 바람의종 2012.06.20 9414
2895 불쾌한 반응 바람의종 2012.06.20 9479
2894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378
2893 영어식 회사명 표기 바람의종 2012.06.19 9779
2892 차후, 추후 바람의종 2012.06.15 18689
2891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바람의종 2012.06.15 11485
2890 노력했지마는 / 노력했지만은 바람의종 2012.06.14 8556
2889 중계(中繼)와 중개(仲介) 바람의종 2012.06.14 9059
2888 '상(上)'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6.13 10303
2887 지리한 -> 지루한 바람의종 2012.06.13 105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