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23 05:38

국민

조회 수 452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국민

언어예절

한 나라 사람들을 싸잡아 부를 말(호칭)이 없다. 수천만 사람을 묶어서 부를 자격이 있는 이가 누구며, 불러서 대답할 그들이 있긴 하겠는가. 백성·국본은 예스럽고, 아쉬운 대로 인민·국민·동포·겨레 같은 지칭어에다 ‘여러분!’을 달아 부를밖에.

올해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건국 60년’만 강조한 탓에 예년 것과는 용어·주제·틀이 달라 말이 많았다. 그런 점을 뺀다면 형식 자체는 꽤 절제되고 다듬은 문장이었다. 단문 위주여서 연설하고 듣기에 부담이 적었고, 평균 어절이 아홉 안쪽으로 무척 짧았다. 단정·비유·설명·약속·의지 …들도 큰 무리 없이 엮이었다. 포괄적 긍정과 희망적 전망으로 뭉뚱그렸지만 앞뒤 60년이란 시공의 폭이 주는 성금도 좀 봤다.

국경일에 걸맞은 말을 빠뜨린 건 큰 흠이다. 국민·동포·민족·겨레에서 ‘국민’은 서른 번 가까이 썼고 다른 말은 한두번에 그쳤다. ‘국민’ 아닌 동포로, 이국에 뼈를 묻은 선열들에다 숱한 ‘재외동포’가 있고, 최근의 ‘귀화 국민’도 정서에서 그렇다. 그러니 ‘북녘 동포’와 함께 적어도 두어차례는 이들을 부르고 외쳐 말로라도 어루만져야 했다.

아직 광복·독립을 못한 이웃 겨레들도 적잖다. 식민지배를 겪은 나라로서 그들의 염원을 지원·지지함과 아울러 침략주의를 경계하는 언급이 반드시 따라야 했다. ‘세계’를 열댓 차례 썼는데, 예나 앞으로나 배달겨레의 최고 실천 이념이라 할 ‘홍익인간’을 내세움만 같지 못하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1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5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71
1320 동서남북 순서 바람의종 2010.03.03 8860
1319 ‘Mac-,Mc-’의 한글 표기 바람의종 2010.03.03 11158
1318 애시당초 바람의종 2010.03.03 7623
1317 검식, 감식 바람의종 2010.03.03 7327
1316 가능성이 높다 바람의종 2010.03.04 11612
1315 운영과 운용 바람의종 2010.03.04 12092
1314 기침을 깇다? 바람의종 2010.03.04 9183
1313 입소문 바람의종 2010.03.04 7784
1312 멘토링 바람의종 2010.03.04 7724
1311 고닥, 고당, 곰만, 금상, 금매 file 바람의종 2010.03.05 10409
1310 방송 용어 바람의종 2010.03.05 8396
1309 붙이다와 부치다 바람의종 2010.03.05 11062
1308 작렬하다와 작열하다 바람의종 2010.03.05 11404
1307 칼럼리스트 바람의종 2010.03.05 7453
1306 칠거지선(七去之善) 바람의종 2010.03.05 9412
1305 호치키스 바람의종 2010.03.06 10006
1304 미래를 나타내는 관형형 바람의종 2010.03.06 9393
1303 녹초가 되다 바람의종 2010.03.06 10513
1302 호송 / 후송 바람의종 2010.03.06 13544
1301 빼다 박다, 빼쏘다, 빼박다 바람의종 2010.03.06 12010
1300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0.03.07 9325
1299 호꼼마씸? file 바람의종 2010.03.07 84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