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22 01:55

조회 수 6099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짐승이름

풍파에 놀란 사공 배 팔아 말을 사니/ 구절양장이 물도곤 어려웨라/ 이 후론 배도 말도 말고 밭갈기만 하여라.(장만)

세상살이가 그리 쉽지 않음을 드러내는 옛사람의 시조다.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양의 날(上未日)이 되면 전남 일부 어촌에서는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가지 않는다. 양의 걸음걸이나 울음소리가 조금은 방정맞은 데가 있어서다. 제주 쪽에서는 미불복약(未不服藥)이라 하여 아픈 사람이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풍속도 있다. 설령 약을 달여 먹는다고 하더라도 그 효험이 없다고 믿는다.

한편, 이날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탈이 없다고 믿는 곳도 있다. 그것은 양의 외모와 성질이 온순하기에 그러하다. 여기엔 양이 갔던 길로만 되돌아오는 버릇도 한몫을 했겠다. 윷놀이에서 도·개·걸·윷·모 가운데 ‘걸’에 해당한다.

양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서로 암컷을 두고 싸움질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은 평화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어쩌다 한번 싸움이 붙기 시작하면 뿔로 무섭게 공격한다. 이 때문에 양의 탈을 쓴 이리란 말이 생겨난 성싶다. 말하자면 각축(角逐)을 한다는 말이다.

갑골문으로 보면, 양(羊)은 형성글자로서 숫양을 앞에서 바라보고 그린 글자와 같다. 양은 소와 마찬가지로 신에게 제수로 바치던 때가 있었다. 죽지 않으려는 양(trago)을 잡아 신의 제단에 바쳐 비극의 말미암음이 되었던 것을.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0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4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569
1320 쓰겁다 바람의종 2008.02.20 10972
1319 쓰레기 분리 수거 바람의종 2008.09.02 7775
1318 쓰봉 風文 2023.11.16 915
1317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239
1316 쓸개 빠진 놈 바람의종 2008.02.25 11714
1315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612
1314 씀바귀 바람의종 2008.02.15 7687
1313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바람의종 2012.11.02 8797
1312 씨가 먹히다 바람의종 2008.01.20 8487
1311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7973
1310 아구, 쭈꾸미 바람의종 2011.11.13 9904
1309 아귀다툼 바람의종 2007.05.16 12499
1308 아나고 바람의종 2008.02.16 7712
1307 아나운서 바람의종 2009.05.30 6297
1306 아내와 부인 바람의종 2010.03.19 10577
1305 아녀자 바람의종 2007.07.29 9633
1304 아니꼽다 風磬 2007.01.19 14813
1303 아니다라는 바람의종 2008.10.27 4850
1302 아니어라우! 바람의종 2008.08.04 6628
1301 아니예요 바람의종 2009.03.18 6733
1300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048
1299 아니오, 아니요 바람의종 2008.11.27 61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