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4 01:33

쇠고기

조회 수 5507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쇠고기

언어예절

저 몇 달 닫혔던 미국 쇠고기 푸줏간이 열리자마자 살코기를 몇 관씩 끊어갔다던 분은 포원이 풀렸는지? 부시도 다녀가고 ‘미친소’ 반대 촛불집회는 일백회 가풀막을 비춘다.

한우는 보통 송아지 적 아니면, 좀더 먹여 여러 해 논밭을 갈고 새끼를 몇 배 보고서야 어렵사리 내다 팔았다. 호사가들 얘기지만, 고기 맛이야 예나 지금이나 열 달을 넘기지 않은 하릅송아지를 제일로 친다. 일본에선 스무 달짜리 안쪽을, 우리는 서른 달이 넘지 않은 물건을 들여온다는데, 협상 정부나 장사꾼 두루 주권·신용 다 뭉개고 야합하는 세상에 달수 따지는 것도 부질없다.

소 나이(연령) 세는 말이 따로 있지 않으냐는 분들이 있다. 전날엔 집짐승인 소나 말, 개를 한습(하릅) 두습(이릅) 세습(사릅) 나릅 다습 여습 이롭 여듭 아습(구릅) 담불(열릅)처럼 헤아렸다. 누에는 다섯 잠(령)을 한 달 안에 마치니 단위가 다르다. 어린아이도 요즘은 달수(월령)로 헤아리고, 집짐승 먹이고 친화하는 개념이 많이 흐릿해진 지금, 공장내기 말·개·소 나이 일컫는 말이야 온전하겠는가?

‘소’는 잡지만 ‘쇠’는 잡지 못한다. ‘미친소’를 만든 건 사람이다. ‘연세·연치’를 높임말로 치는데, 이빨로 소 나이를 헤아리니 ‘연치’(年齒)가 제격이겠다. 나이를 세는 단위 ‘살’은 ‘한 살, 두 살, 아흔 살’처럼 고유어와 어울리고, ‘세’(歲)는 ‘십이세, 삼십세, 구십세’처럼 한자말과 어울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45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0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948
1984 나래, 내음, 뚝방길 바람의종 2009.03.16 8129
1983 뽀록나다 바람의종 2009.03.17 8302
1982 넉넉지/넉넉치 바람의종 2009.03.17 14646
1981 떠벌리다/떠벌이다 바람의종 2009.03.17 10693
1980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8037
1979 바람의종 2009.03.18 5243
1978 옳은 말씀 바람의종 2009.03.18 7891
1977 가열차다, 야멸차다 바람의종 2009.03.18 11438
1976 아니예요 바람의종 2009.03.18 6765
1975 추파와 외도 바람의종 2009.03.18 7889
1974 모르지비! 바람의종 2009.03.23 6058
1973 고소마리 바람의종 2009.03.23 5208
1972 바바리 바람의종 2009.03.23 7591
1971 ~까지, ~조차, ~마저 바람의종 2009.03.23 11623
1970 웃긴, 웃기는 바람의종 2009.03.23 8245
1969 주접떨다, 주접든다 바람의종 2009.03.23 18865
1968 뻐꾸기 바람의종 2009.03.24 7148
1967 과반수 바람의종 2009.03.24 8327
1966 저 버리다, 져 버리다, 처 버리다 쳐 버리다 바람의종 2009.03.24 22331
1965 번지르한, 푸르른 바람의종 2009.03.24 7694
1964 모두에게? 바람의종 2009.03.25 5414
1963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5 167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