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4 01:33

쇠고기

조회 수 549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쇠고기

언어예절

저 몇 달 닫혔던 미국 쇠고기 푸줏간이 열리자마자 살코기를 몇 관씩 끊어갔다던 분은 포원이 풀렸는지? 부시도 다녀가고 ‘미친소’ 반대 촛불집회는 일백회 가풀막을 비춘다.

한우는 보통 송아지 적 아니면, 좀더 먹여 여러 해 논밭을 갈고 새끼를 몇 배 보고서야 어렵사리 내다 팔았다. 호사가들 얘기지만, 고기 맛이야 예나 지금이나 열 달을 넘기지 않은 하릅송아지를 제일로 친다. 일본에선 스무 달짜리 안쪽을, 우리는 서른 달이 넘지 않은 물건을 들여온다는데, 협상 정부나 장사꾼 두루 주권·신용 다 뭉개고 야합하는 세상에 달수 따지는 것도 부질없다.

소 나이(연령) 세는 말이 따로 있지 않으냐는 분들이 있다. 전날엔 집짐승인 소나 말, 개를 한습(하릅) 두습(이릅) 세습(사릅) 나릅 다습 여습 이롭 여듭 아습(구릅) 담불(열릅)처럼 헤아렸다. 누에는 다섯 잠(령)을 한 달 안에 마치니 단위가 다르다. 어린아이도 요즘은 달수(월령)로 헤아리고, 집짐승 먹이고 친화하는 개념이 많이 흐릿해진 지금, 공장내기 말·개·소 나이 일컫는 말이야 온전하겠는가?

‘소’는 잡지만 ‘쇠’는 잡지 못한다. ‘미친소’를 만든 건 사람이다. ‘연세·연치’를 높임말로 치는데, 이빨로 소 나이를 헤아리니 ‘연치’(年齒)가 제격이겠다. 나이를 세는 단위 ‘살’은 ‘한 살, 두 살, 아흔 살’처럼 고유어와 어울리고, ‘세’(歲)는 ‘십이세, 삼십세, 구십세’처럼 한자말과 어울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27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8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802
1984 수근거리다, 소근거리다 바람의종 2010.01.26 10672
1983 수구리 바람의종 2009.05.04 7347
1982 수 표현 바람의종 2011.12.14 9996
1981 쇼바, 샥 바람의종 2008.11.12 7823
1980 쇠죽 바람의종 2008.01.10 8803
1979 쇠발개발, 오리발, 마당발 바람의종 2008.09.09 8134
1978 쇠를 녹이다 風文 2022.01.15 1782
1977 쇠르 몰구 가우다! 바람의종 2008.10.14 6134
1976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7236
1975 쇠다와 쉬다 바람의종 2010.04.17 14389
1974 쇠고기와 소고기 바람의종 2010.05.08 11458
» 쇠고기 바람의종 2008.11.14 5493
1972 쇠고기 바람의종 2012.04.30 10050
1971 송글송글, 송긋송긋 바람의종 2012.04.30 13684
1970 송곳니 바람의종 2010.08.11 10399
1969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55
1968 솔체꽃 바람의종 2008.04.26 7771
1967 솔찮이 짚어(깊어)! 바람의종 2009.08.05 7745
1966 솔새 바람의종 2009.07.06 7094
1965 손톱깍이, 연필깍이 바람의종 2008.10.17 5655
1964 손돌과 착량 바람의종 2008.06.17 9123
1963 손가락방아 바람의종 2008.06.09 79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