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01 07:28

조회 수 727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짐승이름

“불의 근원은 금정산에 들어가 한 쪽이 차돌이고 한 쪽이 무쇠인 돌로 툭툭 치면 불이 날 것입니다. 또 물의 근원은 소하산에 들어가서 샘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손진태의 <조선 신가유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불과 물의 근원을 몰라 생식을 하던 미륵이 생쥐를 붙잡아다 볼기를 치며 밝혀냈다는 사연이다. 그러니까 물과 불의 근원을 잘 알 정도로 쥐가 슬기롭다는 얘기다. 열두 짐승(십이지지) 가운데 맨앞에 나오는 게 쥐(=子)다. 사람이 땅 위에 살기 이전에도 쥐는 있었다.

쥐를 ‘주이’에서 왔다고도 한다. ‘주이>쥐’가 된다. 주이의 기원형은 폐음절형인 ‘줃’에 접미사 ‘-이’가 붙은 말로 본 것이다.(서정범) ‘줃이-주디-주리-주이-쥐’와 같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라는 얘기다.

옛말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찰음과 파열음이 아울러 나는 파찰음소가 쓰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수이-주이-쥐’와 같은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수이’는 사이를 뜻하는 슷(間<훈몽자회)에 접미사 -이가 붙어 ‘슷이-스시-수시-수이’로 되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사람과 신 사이를 통하는 존재로, 아니면 짐승과 날짐승(새)의 중간 존재로 보려는 생각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도 쥐도 아닌 게 박쥐다. 한편에선 수많은 쥐가 실험용으로 사라져 간다. 쥐를 보면 자연이 절로 두려워진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1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7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498
2930 서로 바람의종 2009.03.30 5779
2929 곤혹과 곤욕 바람의종 2008.04.17 5804
2928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808
2927 양지꽃 바람의종 2008.08.08 5810
2926 바람의종 2008.08.08 5829
2925 사위질빵 바람의종 2008.03.10 5831
2924 각광 바람의종 2007.05.28 5831
2923 미치광이풀 바람의종 2008.07.04 5836
2922 가 삘다 file 바람의종 2009.07.22 5845
2921 사자 바람의종 2008.12.26 5846
2920 왔수다! 바람의종 2009.03.03 5847
2919 삽사리 바람의종 2009.08.06 5858
2918 공목달·웅섬산 바람의종 2008.06.28 5865
2917 ‘뛰다’와 ‘달리다’ 바람의종 2007.11.05 5868
2916 도구 바람의종 2007.06.26 5872
2915 모순 바람의종 2007.07.03 5879
2914 도라산역 바람의종 2008.03.29 5882
2913 바쁘다 바람의종 2008.03.28 5886
2912 인왕산 바람의종 2008.06.25 5890
2911 모하구로? 바람의종 2009.06.11 5898
2910 감동·어루동 바람의종 2008.07.04 5914
2909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9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