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3 17:31

어떻게든

조회 수 6656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떻게든

언어예절

무심코 무책임과 잘못을 부추기는 말이 더러 있다. 처지가 몹시 곤궁할 때, 억지로 애쓸 때나 그런 형편을 나타낼 때 흔히 “어떻게든, 어떻게 해서든, 어떻게 해서라도 …”를 들먹인다.

이를 직접 쓰면 단정·명령하는 말이 되는데, 목적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는 목적·결과 지상주의가 실린 말이다. 수단·방법·방식, 곧 과정은 상관하지 않는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하라는 말이니, 무법·살인도 용인한다는 얘기다.

달리는 들추는 대상의 궁핍한 형편을 나타낼 때도 흔히 쓴다. 어려움·행동·상황을 짚고 풍자하기에 걸맞기는 하나 이 역시 싸잡아 강조하는 맛을 준다. 정확하고 사려 깊은 표현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많이 쓰인 데는 일본말도 한몫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도데모·どう-でも, 난토카·도니카·なんとか·どうにか) 그러나 우리말에도 참과 거짓, 경위를 톺지 않고 말을 뒤집거나 뭉개는 말(아무튼·하여튼·여하튼·어떻든·좌우간, 좋든싫든 …)이 적잖은 걸 보면 마냥 그 탓은 아닐 터이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라/ 당선인이 직접 조사받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희석시키려는 의도/ 총선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보려는 몰염치한 몸부림/ 어떻게 해서든 테러를 막겠다며 벌인 전쟁/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 어떻게 해서든 경제만 잘하면 된다고?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14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75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693
2248 앳띠다 바람의종 2010.08.07 13678
2247 액면 그대로 바람의종 2008.01.25 6959
2246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1277
2245 애저녁에 / 애초에 바람의종 2012.08.16 14991
2244 애시당초 바람의종 2010.03.03 7654
2243 애벌빨래 風磬 2007.01.19 10842
2242 애물단지 風磬 2007.01.19 8427
2241 애먼 바람의종 2010.11.21 12005
2240 애매하다 바람의종 2007.10.23 9114
2239 애매모호 바람의종 2008.11.14 5241
2238 애리애리 바람의종 2008.07.01 8586
2237 애로 바람의종 2007.07.31 6738
2236 애끓다, 애끊다 바람의종 2010.05.09 11142
2235 애끊다와 애끓다 바람의종 2010.03.15 13143
2234 애기똥풀 바람의종 2008.02.21 6166
2233 애기 바람의종 2009.12.04 7037
2232 애가 끊어질 듯하다 바람의종 2008.01.24 10727
2231 앞꿈치 / 뒤꿈치 바람의종 2010.03.19 11799
2230 앙징맞다 / 한자어의 사이시옷 바람의종 2008.12.15 10704
2229 앙사리 바람의종 2010.01.09 8681
2228 앙갚음, 안갚음 바람의종 2011.11.27 13873
2227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69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