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3 17:31

어떻게든

조회 수 6665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떻게든

언어예절

무심코 무책임과 잘못을 부추기는 말이 더러 있다. 처지가 몹시 곤궁할 때, 억지로 애쓸 때나 그런 형편을 나타낼 때 흔히 “어떻게든, 어떻게 해서든, 어떻게 해서라도 …”를 들먹인다.

이를 직접 쓰면 단정·명령하는 말이 되는데, 목적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는 목적·결과 지상주의가 실린 말이다. 수단·방법·방식, 곧 과정은 상관하지 않는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하라는 말이니, 무법·살인도 용인한다는 얘기다.

달리는 들추는 대상의 궁핍한 형편을 나타낼 때도 흔히 쓴다. 어려움·행동·상황을 짚고 풍자하기에 걸맞기는 하나 이 역시 싸잡아 강조하는 맛을 준다. 정확하고 사려 깊은 표현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많이 쓰인 데는 일본말도 한몫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도데모·どう-でも, 난토카·도니카·なんとか·どうにか) 그러나 우리말에도 참과 거짓, 경위를 톺지 않고 말을 뒤집거나 뭉개는 말(아무튼·하여튼·여하튼·어떻든·좌우간, 좋든싫든 …)이 적잖은 걸 보면 마냥 그 탓은 아닐 터이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라/ 당선인이 직접 조사받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희석시키려는 의도/ 총선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보려는 몰염치한 몸부림/ 어떻게 해서든 테러를 막겠다며 벌인 전쟁/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 어떻게 해서든 경제만 잘하면 된다고?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47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0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880
2952 딴전보다, -피우다, -부리다 바람의종 2008.01.03 8825
2951 딴죽걸다 바람의종 2008.01.03 9356
2950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1198
2949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665
2948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540
2947 떡해먹을 집안이다 바람의종 2008.01.04 8294
2946 떼어논 당상 바람의종 2008.01.04 10468
2945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557
2944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7188
2943 뚱딴지같다 바람의종 2008.01.05 6857
2942 마가 끼다 바람의종 2008.01.05 16692
2941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956
2940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745
2939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415
2938 막간을 이용하다 바람의종 2008.01.06 9257
2937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63
2936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933
2935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445
2934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333
2933 맞장구 치다 바람의종 2008.01.07 12003
2932 먹통 같다 바람의종 2008.01.07 9723
2931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9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