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04 07:52

삼가

조회 수 5337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삼가

언어예절

아무리 ‘말부자’라도 들추어 부려쓰지 않으면 그 말이 앙상해지고 재미가 적어진다.

조심스러움, 바라고 비는 뜻, 당연하고 마땅함, 될 수 있으면, 그러하긴 해도 … 같은 뜻을 담고자 할 때 앞머리에 두는 말로 삼가·부디·마땅히·모쪼록·비록 …들이 있다. 이 밖에도 모름지기·무릇·애오라지·오직·더욱이·아무쪼록·하물며·제발·여하튼 …처럼 숱하다.

이들은 말마디나 문장 앞에 두어 뒷말의 벼리를 잡아주고, 앞말이나 상대가 한 말을 받아 물꼬를 돌리는 구실을 한다. 말 중간에서 숨을 고르고 말맛을 감칠나게 하는 구실도 한다. 요즘 들어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하는 말 쓰임이 드물어졌다.

대신, 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하지만 …들이 든 글은 넘쳐난다. 꼬집자면, 숨길이 조급하고 글투가 메말라 어느 글이나 판박이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대저·도시·도통·설사·응당·필시·황차·설령 …처럼 낡은 투를 쓰자는 말은 아니다. 대화나 글 쓰는 환경이 넉넉해진 데 견줘 배려·격식·여유가 거추장스러워진 까닭일까?

“삼가 가르치시는 대로 하려니와 ~/ 삼가 큰뜻을 이루길 바라나이다/ 부디 몸조심하여라/ 부디 국민을 섬기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고 ~/ 애오라지 피란 매양 물보다 진한 것이 아니어니/ 무릇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대통령을 꿈꾸기 마련이다/ 모쪼록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59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1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900
1830 쿠테타, 앰플, 바리케이트, 카바이드 바람의종 2009.06.11 8519
1829 선택사양 바람의종 2009.06.11 6765
1828 피죽새 바람의종 2009.06.12 9708
1827 전운 바람의종 2009.06.12 7509
1826 날염, 나염 바람의종 2009.06.12 9348
1825 세모, 세밑 바람의종 2009.06.12 7165
1824 죽갔쉐다래 바람의종 2009.06.15 6400
1823 어눅이 바람의종 2009.06.15 6807
1822 뒷담화 바람의종 2009.06.15 7006
1821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853
1820 에다 / 에이다 바람의종 2009.06.15 10261
1819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542
1818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51
1817 공쿠르, 콩쿠르 바람의종 2009.06.16 5782
1816 소라색, 곤색 바람의종 2009.06.16 8229
1815 먹어시냐 바람의종 2009.06.17 5931
1814 줄이·존이 바람의종 2009.06.17 6398
1813 엘레지 바람의종 2009.06.17 7510
1812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530
1811 발목이 접(겹)질려 바람의종 2009.06.17 9941
1810 가마우지 바람의종 2009.06.29 6469
1809 일자리 바람의종 2009.06.29 62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7 Next
/ 157